삼성전자 위기론 점검…HBM·AI 반도체 승부수 던져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15 10:35

3분기 영업익 10조2천억 전망
전년比 25% 하락... HBM 열세
中 CXMT 등 맹추격에 고전
AI·파운드리 경쟁력 확보 시급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로고 박스. 사진=박규빈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로고 박스. 사진=박규빈 기자

삼성전자를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AI 시대의 도래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위기론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부문 부진 뚜렷... 시장 점유율 하락세


14일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추정치 대비 25% 낮은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3년 4분기 기준 DRAM 시장 점유율은 42.7%로, 전년 동기 대비 1.8%p 하락했다. NAND 플래시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31.4%로 3.1%p 하락했다.


HBM(High Bandwidth Memory) 시장에서의 열세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AI 반도체 붐과 함께 HBM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뚜렷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H200'에 SK하이닉스의 HBM3E가 채택되면서,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을 놓치게 되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삼성전자는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0%를 상회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3나노 공정 기술에서 TSMC가 이미 대량 생산에 돌입한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요 고객사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족도 큰 우려 사항이다. 삼성전자의 NPU(Neural Processing Unit) 개발이 지연되면서,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에 자사 AI 칩 탑재가 늦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AMD 등이 주도하고 있는 AI 가속기 시장에 삼성전자의 진입이 늦어지고 있어, 향후 시장 점유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국 기업들의 급격한 성장도 삼성전자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CXMT는 2024년 말까지 웨이퍼 생산능력을 마이크론의 54%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DRAM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규모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CXMT 등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삼성전자

▲9월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메모리사업부 이정배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위기 극복 위한 과제와 정부 지원 필요성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HBM 및 AI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와 기술 개발 가속화, 파운드리 사업의 수율 개선 및 고객 신뢰도 회복 등이 숙제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 선점을 통한 시장 주도권 확보와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강화,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확대 등도 절실하다.


특히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HBM3E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에 비해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R&D 투자 확대와 함께 생산 능력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3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삼성전자는 2023년 초부터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지만, 아직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공정 기술 개선과 함께 고객사들의 신뢰 회복이 필수적이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자체 NPU 개발 가속화와 함께 AI 가속기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엔비디아, AMD 등 선두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이자 안보의 한 축이다. 삼성전자와 TSMC로 이어지는 아시아의 반도체 벨트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최전선인 상황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는 국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 R&D 지원, 규제 완화 등 다각도의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AI와 자율주행, 5G 등 신기술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와 기술 개발이 중요하게 부각 중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를 넘어, 종합 반도체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하는 것이 국가적인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혁신과 성공은 곧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와 직결되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길을 찾아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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