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인텔, 파운드리 분사 결정…전체 직원 15% 해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17 15:30

독일·폴란드·말레이 해외 생산 설비 신설 중단
수십억 달러 AWS향 AI 맞춤형 칩 생산 계약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 소재 인텔 본사 건물. 사진=인텔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 소재 인텔 본사 건물. 사진=인텔 제공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미국 종합 반도체 기업(IDM) 인텔이 반도체 위탁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또 유럽·아시아에서의 신규 공장 건설 작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텔은 위기 탈출 차원에서 파운드리와 설계를 분리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서는 별도 재무 실적을 발표해왔는데, 이를 완전 분리시켜 독립 자회사로 둔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자회사가 되면 독자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설계를 담당하는 회사의 주주 가치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팻 겔싱어 인텔 최고 경영자(CEO)는 “두 사업부를 분리할 경우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 우려 완화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겔싱어 CEO가 사령탑에 오른 이후 파운드리 사업 본격 재진출을 선언하며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년 간 투입한 자금은 250억달러(한화 약 33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공장 건설에 거액이 들어감에 따라 시장에서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아울러 독일·폴란드 공장 건립 프로젝트를 2년 간 멈추고 말레이시아 내 제조 프로젝트도 보류하기로 했고, 다수의 사무 공간도 축소하기로 했다.




또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 회로 반도체인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생산 기업인 알테라 지분도 일부 매각한다. 인텔이 2015년 인수한 이곳은 반도체 칩을 다용도로 맞춤 제작한다.


이와 동시에 인텔은 100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 조정 계획안 발표해 전체 직원의 15%를 해고하기로 했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인텔은 또 아마존 웹서비스(AWS)와의 파트너십을 연장하고,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 지능(AI)용 맞춤형 칩 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공표했다.


이어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 기밀 계획에 따라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 달러를 수주했다고 부연했다. 이는 지난 3월 반도체법에 의거해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85억 달러와는 별개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2분기 인텔 실적은 월스트리트의 전망치를 하회했다. 3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꼬박 1년 전 37.99달러로 마감했던 주가는 이날 20.91달러로 폭락한 상태다. 시장은 인텔이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보고 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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