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중소·신진 브랜드 중심서 빅3 브랜드 가세
대기업 부가수익-다이소 상품 확대 ‘이해 일치’
신규 브랜드 입점 증가로 화장품 매출도 급상승
다이소 “가성비 선호 고객에 균일가 제품 확대”
국내 초저가 화장품시장에 혜성으로 떠오른 다이소가 입점 브랜드 영역을 넓히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가성비 화장품'이란 간판을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타면서 기존의 신진·중소 화장품 브랜드 중심에서 대기업 브랜드까지 합류시켜 상품 카테고리 확대를 통한 뷰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로 확대를 위해 주요 화장품 대기업들의 '다이소 입점'이 늘고 있다. 이달 초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 '마몽드'의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출시한 뒤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다이소 전용 브랜드는 아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미모 바이 마몽드'가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화장품업계 빅3로 꼽히는 LG생활건강·애경산업도 '다이소 공략'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다이소에 바디케어 브랜드 '온더바디'의 세컨드 브랜드인 '퓨어더마'를, 이어 7월 신규 브랜드 '케어존' 제품을 차례로 입점시켰다.
애경산업도 일찌감치 지난해 8월 다이소를 통해 선크림·파운데이션·립밤 등 다양한 화장품류를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화장품 빅3를 품으면서 다이소의 화장품 유통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다이소는 비교적 중저가 가격에 고객만족도를 높인 품질의 '가성비' 중심의 신진·중소 브랜드로 화장품 판매 경쟁력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다이소의 화장품 카테고리 확대를 화장품 대기업과 다이소 간 '윈윈(win-win) 전략'으로 해석한다.
화장품 대기업은 다이소의 초저가 판매망 경쟁력과 장점을 자사의 세컨드 브랜드 개발과 매출 확대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다이소가 VT코스메틱스 리들샷, 손앤박 컬러밤 등 품절 사태를 일으킨 히트작들을 발굴한 상품기획력을 높이 평가해 대기업 제품의 인지도와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채널로 평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이소 입장에선 종전 중소·신진 브랜드뿐 아니라 고객 인지도와 신뢰도 높은 화장품 대기업 브랜드를 유치해 부가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현재 다이소는 '균일가'라는 차별화된 가격 정책에 따라 500원부터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다양한 화장품들을 판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다이소가 화장품 카테고리 육성을 본격화한 지 3년이 채 안됐지만 초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화장품 카테고리 규모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성장동력원으로 작용한다.
다이소의 많은 브랜드 수도 화장품 경쟁력의 하나이다. 2022년 4월 네이처리퍼블릭 '식물원'을 시작으로 브랜드 화장품 유치에 집중하기 시작해 올해 7월 기준 브랜드 수 47개, 총 346종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신규 입점 브랜드 수 기준으로 따져 봐도 다이소의 빠른 외형 확장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2022년 7개에 그쳤던 신규 입점 브랜드 수는 지난해 20개로 크게 늘어났고, 올해는 7월 기준 이미 지난해 수준인 20개를 받아들이며 해마다 신규 브랜드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 수의 증가는 다이소의 화장품 카테고리의 뚜렷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1~7월 다이소의 기초·색조화장품 합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다이소는 중소·대기업 브랜드를 구분 짓기보다 기존 원칙대로 고객 수요가 높은 '가격 대비 고품질'의 가성비 신제품을 발굴하는데 집중한다는 화장품 판매 전략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현재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브랜드 상품 가운데 중소 브랜드 상품이 많고, 특히 중소 브랜드 중 가성비 강점을 가진 상품이 중심을 이룬다"면서 “고객들이 다양한 선택권으로 제품을 즐기도록 지속적인 시장조사와 브랜드 발굴에 주력해 새로운 '균일가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