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비만약 ‘위고비’ 내달 출시…한국에 먹힐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3 16:59

노보노디스크 세계 9번째 판매…해외 셀럽도 사용 인기

美선 年 2천만원 고가, 국내도 건보급여·실손보험 미적용

시장선점 가격인하 가능성…릴리·한미약품 등 출시 대기

위고비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이 다이어트 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유명해진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오는 10월 중순 국내에 출시된다.




가격이 비싸고 보험적용이 어려워 국내 출시가격이 큰 관심사지만 국내외 제약사들이 경쟁제품 개발·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시장선점 차원에서 대폭 낮춘 가격에 출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오는 10월 중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미국, 덴마크, 일본 등에 이어 세계 아홉번째로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2021년 6월 미국에 처음 출시된 위고비는 호르몬 일종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 작용하는 약물로 포만감 신호를 뇌에 전달해 식욕을 낮추고 체지방을 연소시켜 체중을 줄여준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형으로 68주 동안 매주 투여하면 체중을 최대 15% 감량해 기존 국내에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1세대 비만치료제 '삭센다'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2배나 높다.




특히 GLP-1 계열 약물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는 물론 심혈관·신장·간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적의 치료제' 또는 '장수약'으로도 불린다.


관건은 가격이다. 가장 먼저 출시된 미국에서 위고비의 1인당 한달 투여비용이 약 180만원, 연간 약 2160만원에 이른다.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제제로 출시될 예정이고 심혈관질환 등 다른 질환없이 비만치료 목적으로만 처방되면 민간보험사의 실손보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한국제품명 마운자로)' 등 경쟁제품과 임상 막바지에 있는 국내외 비만약와의 경쟁을 의식, 시장선점 차원에서 가격을 크게 낮춰 출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위고비와 함께 세계 비만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아직 국내 출시시점이 미정이지만 국내에서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상태인 만큼 적응증을 비만치료제로 확대해 승인·출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젭바운드는 72주 투약시 체중 22% 감량으로 위고비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동시에 미국기준 판매가격은 위고비보다 20% 가량 저렴해 국내에 출시될 경우 마운자로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한미약품은 한국인 체형에 맞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오는 2027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8조원에서 2030년 130조원으로 급성장하고 그사이 10여개 제약사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출시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GLP-1 단일작용제인 위고비의 메스꺼움, 위장장애, 근육손실, 투약중단시 체중회복 등 단점을 극복한 2중, 3중 작용의 복합제 비만약이 활발히 개발중인 만큼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격과 경쟁제품 출시시점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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