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 수소차 개발 위해 ‘맞손’
현대차, GM·스코다와 수소차 개발 업무 협약
수소차 시장 넘보는 中에 대응하려는 움직임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프레너미(친구이자 경쟁자인 관계)' 형태의 협력이 늘고 있다. 이는 서로 힘을 합쳐 수소차 개발 비용을 줄이고 생산을 앞당겨 중국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는 해외 완성차 기업들과 '수소 기술 개발 업무 협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협력을 통해 중국의 시장 침투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최근 수소차 시장을 바라보는 중국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는 2022년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다음 먹거리로 수소 산업을 지목했다. 최근엔 2034년까지 정부 주도로 수소차 보급량을 5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잠시 경쟁을 미뤄두고 힘을 합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준 상황에서 수소차 시장만큼은 무조건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힘을 합쳐 수소 기술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막대한 비용을 분배해 시장 선점을 서두를 방침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체코 프라하에서 스코다 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Škoda Electric)과 '수소 경제와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와 스코다 일렉트릭은 이번 MOU를 계기로 두 회사가 가진 기술과 제품의 융합을 통해 수소 연료전지 기술의 발전과 친환경 차량 시장의 확대를 도모하고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수소 사회 조기 전환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현대차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스코다 일렉트릭의 모빌리티를 확대하는 등 각자의 기술과 제품의 강점을 결합해 수소 모빌리티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더한다는 목표다.
또 최근 현대차는 미국의 거대 완성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과 협력도 발표했다. 협업을 통해 양사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기, 수소 기술 개발에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GM과 협력에 대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향상시켜 고객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이외에도 글로벌 완성차들의 프레너미는 늘고 있다. 독일의 BMW와 일본의 토요타가 수소차 개발을 위해 손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 3일 수소차 관련 포괄적 범위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툐요타는 수소연료전지와 수소탱크 등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주행 관련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최근엔 양사 협업으로 탄생한 수소연료전기차(FCEV)가 독일 도로에서 본격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는 현대차와 협업도 기대되고 있다. 다음달 방한 예정인 일본 토요타그룹의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글로벌 수소생태계 구축 등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시장"이라며 “개발비 효율화, 보급 확대를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이 앞으로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협력 이외에도 올해 초 열린 CES에서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