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해외 원자력발전 수출 가능성이 크지만 정치권과 업계, 국민들에게 강한 확신을 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 문제 제기, 저가 수주 등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말끔하게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직접 체코를 방문해 현지 대통령과 총리들을 만나고 '원전 동맹'을 구축하며 최종계약까지 자신했음에도 말이다. 이를 반영하듯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관련주들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줄곧 주가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가 제기하는 의혹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업 수익률과 투자 금액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계약관계가 있지만 자신이 있다면 어느정도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짓는 계약이 성사될 경우 '24조원'(4000억코루나)의 수주 실적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도 한국이 약속한 60% 이상 현지 기업 참여와 현지 노동력 우선 고용, 추가 금융지원 조건 등을 고려하면 구매자가 갑인 원전 수주 시장 특성상 실제 한수원에 돌아올 이익은 크지 않다고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체 24조원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이익이 얼마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적재산권, 자금조달 등 사업 리스크의 책임을 발주자인 체코가 지지 않고 공급자인 우리나라가 지게 될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요청이다.
여기에 발주처인 체코가 미국과 프랑스의 공격으로부터 최종계약까지 흔들리지 않을 확신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와 최종까지 경쟁했던 프랑스 EDF는 한국의 제시 가격을 문제 삼는 건 물론이고 입찰 절차까지 문제를 삼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자신들의 기술을 가지고 한국이 우선협상을 했다고 항의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 시 특허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설계인증 외에 원전에 대한 특허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웨스팅하우스의 지적재산권 이슈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도 이같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확언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이 제거되지 않는 이유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원전 수출의 경제성 분석을 보다 자세히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사업 리스크를 발주자가 부담하는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