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슬로바키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교역·투자, 에너지, 국방·방산 등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간의 관계를 발전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공식 방한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간의 관계 격상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교역·투자 분야에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수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교역·투자, 산업, 공급망 등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슬로바키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협력의 틀을 만들었다.
에너지·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포괄적에너지협력 MOU'를 통해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모색하기로 했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기존 협력 MOU를 기반으로 사이버 안보 등 신안보 분야 협력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사회·문화·인적교류 분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슬로바키아 워킹홀리데이 협정 체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양국 청년 세대 간 교류 추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 대북 정책에 대한 슬로바키아의 지지를 확보했고, 국제무대에서 양국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북한의 정세 불안정 행위와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강한 우려를 공유하고 ▲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 북한 인권 증진 ▲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에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도적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재건 복구 관련 상호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가치 공유국이자 유럽의 중요한 파트너인 슬로바키아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로서 새로운 30년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슬로바키아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피초 총리는 “공식적으로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양국이 다른 협력 분야로 협력을 심화하고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피초 총리는 “원자력 분야 협력에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욱더 깊은 논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면서 “원자력을 포함해서 무역, 경제 투자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우리나라와 최초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으며, 이번 관계 격상으로 우리나라는 비세그라드 그룹 4개국(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헝가리) 전체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피초 총리는 2007년 총리 재임 당시 방한한 이후 이번에 17년 만에 다시 방한했다. 슬로바키아 정상의 공식 방한은 2018년 키스카 대통령 이후 6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과 약식 회담을 한 바 있다. 피초 총리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