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요구…한미약품 “지주사 독재” 반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30 23:54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 및 박재현·신동국 해임” 요구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아닌 임종훈 대표 개인 결정인 듯” 반발
3자연합 요구 따라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개최…표대결 예고

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그룹 주력사인 한미약품에게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미약품은 오너일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몰아내기 위한 의도라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한미사이언스는 9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열사인 한미약품에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임시주총에서 결정할 안건으로 사내이사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전무 및 기타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해임 안건을 제안했다.


동시에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에 보낸 공문에서 “한미사이언스는 한미그룹의 지주사로서 한미약품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과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지주사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한미그룹이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시장의 평가까지 더해지고 있어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로서 더이상 현 경영상태를 방관할 수 없게 됐다"고 박재현 대표 해임안건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내 독립적 인사조직을 신설하고 독자경영 및 전문경영인 체제구축을 선언했다. 이에 임종훈 대표는 곧바로 박재현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고 업무 범위를 제조본부로 한정하는 인사발령을 내 지주사 대표와 주력사 대표간 갈등을 촉발시켰다.




오너일가 형제측(임종훈 대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측(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지지하며 박재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과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을 요구하자 한미약품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한미약품은 보도자료를 통해 “임시주총 소집은 일정 자격을 갖춘 누구나 요구할 수 있는 주주 권리"라며 “주주들이 합당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통해 임시주총 관련 논의를 진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미약품은 “최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도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사실로 볼 때 이번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 및 박재현·신동국 해임) 제안이 한미사이언스 법인이 한 것인지 특정 대주주(임종훈 대표)의 독단적 결정인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한미약품은 “공개적으로 임시주총을 요구하는 자료에서 당사의 (박재현) 대표이사를 '꼭두각시' 등 입에 담지 못할 표현으로 모욕하는 등 비상식적인 표현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그룹사의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독재경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당사는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하반기에도 새로운 성장동력 비전을 담은 신약 과제들을 해외 유망 학회에서 릴레이로 발표하고 있다"며 “지주사가 핵심 사업회사의 현재 경영상황과 성과를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상대로 자행하고 있는 여러 업무방해와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판단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3자연합측의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 요구에 따라 지난 9월 27일 이사회를 개최, 오는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향배는 앞으로 열릴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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