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X액트] 두산밥캣 몸값 논쟁 가속…‘7조원’ 주장 나온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5 10:00

수익 대비 저평가 논란…소액주주 반발
글로벌 경쟁사 대비 3분의 1 낮은 PER
경영권 프리미엄 반영 시 최대 ‘8조’

두산밥캣 CI

▲두산밥캣 CI

두산에너빌리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보틱스) 부문에 넘기려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지분의 가치가 최소 7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을 끈다.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는 밥캣 경쟁사들의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시한 지분 가치는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여전히 밥캣을 포함한 그룹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비록 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식 합병 계획은 무산됐지만, 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밥캣 지분 46%를 신설 법인에 이전하고 이를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회사분할합병 결정 공시에 따르면 두산은 신설 법인의 순자산가치를 약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 법인은 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밥캣 지분 46%만을 가지고 있어, 두산이 밥캣의 전체 시가총액을 약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2일 기준 밥캣의 시가총액은 약 4조원에 달하며, 합병 소식이 처음 나왔을 당시 밥캣의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인 액트 연구소는 밥캣 지분 46%의 실질적인 가치를 약 7조원으로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액트 측에서는 밥캣의 실적과 달리 주식 가치가 극히 저평가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밥캣의 연결 매출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5조8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까지 꾸준히 성장했으며, 올 상반기 연결 누적 매출은 4조6000억원, 순이익은 3747억원에 달한다. 모회사 에너빌리티의 작년 연간 연결매출이 17조6000억원, 순이익이 5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밥캣은 핵심 자회사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캣의 주가는 수년째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1년에는 3만5000원~6만원 사이를 오르내렸으며, 이 움직임은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밥캣의 예상 주가수익률(PER)은 약 5배 수준이며,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EV/EBITDA는 약 3배로 나타난다. 동종 글로벌 기업의 평균 PER가 15배, EV/EBITDA가 9배인 점을 감안하면 밥캣의 저평가 상태는 분명하다. 단순 PER 기준으로만 보면 현재 밥캣 가치에 약 3배를 가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경영권 프리미엄도 중요한 변수다. 2019년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경영권 이전 시 프리미엄은 약 45~51%, 2017년 한국ESG기준원은 50% 이상이라고 조사한 바 있다. 실제로 2022년 롯데케미칼이 링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 때는 약 1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결국 현 시가총액(약 4조원) 대비 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밥캣 지분(46%), 글로벌 동종 기업 평균 PER(15배), 경영권 프리미엄(50%)을 모두 적용할 경우 밥캣 지분의 가치는 약 8조원, 최소 7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 액트 측의 주장이다.


윤태준 액트 연구소장 및 경영학 박사는 “밥캣 주가를 억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며, 이 문제가 해결되면 주가는 본질 가치에 근접할 것"이라며 “오는 17일 국정감사에서 김민철 두산그룹 사장이 이 문제로 증인 출석하는 만큼 관련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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