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관광객 93% 회복에도 여행수지 ‘적자 늪’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6 15:03

1~8월 1067만명, 코로나 직전 2019년 93% 수준
상반기 관광수입 64.8억달러 6년만에 ‘최대 적자’
외국인 짠물 씀씀이 반면 한국인 해외서 2배 ‘펑펑’

여행수지 적자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달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8월 한국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67만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직전해인 2019년 대비 93%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여행수지는 상반기 기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64억 8000만 달러로 2018년(78억 3000만 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7월도 12억 6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인 8월과 추석 등 황금 연휴가 낀 9~10월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인 만큼 관광업계는 올해 여행수지 적자가 지난해 99억 달러 적자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수지는 해외 관광객이 국내에서 지출한 관광 수입액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지출한 관광 지출액의 차이를 뜻한다. 상반기 관광 수입은 78억 40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관광 지출은 143억 2000만 달러로 약 2배 더 많았다. 한국방문 외국인이 국내에 쓴 돈보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쓴 돈이 2배 더 많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지난 1~8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67만명으로 2019년 대비 93%까지 회복됐다는 점이다.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 수도 같은 기간 1888만명 수준으로 약 94% 복구돼 비슷한 회복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여행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난 것은 물가 폭등과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패턴 변화 등으로 국내에서 소비가 줄어든 탓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실제로 상반기 한국인이 쓴 여행 지출액은 89.2%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쓴 여행 수입은 75.4% 회복에 그쳤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제주도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하반기 49만명에서 올 상반기 91만명으로 크게 늘며 호조를 보였으나, 외국인 1인당 신용카드 지출액은 절반에 가까운 43.3% 급감했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은 명동을 거점으로 백화점이나 면세점 쇼핑을 즐겼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는 외국인들은 서울 성수, 강남 맛집 관광 등을 즐기며 시내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따라서, 면세점 소비도 줄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면세점 1인당 구매액은 지난해(68만 6000원)보다 22% 줄어든 53만 5000원에 머물렀다.




여행수지 적자 악화에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고 K팝 등 고부가가치 관광을 육성해 여행수지를 늘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오는 2027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및 관광수입 300억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지난해 제시했다.


이어 올해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 세부 내용으로 △관광비자 발급 소요기간 단축 △단체관광객의 전자여행허가(K-ETA) 일괄신청 범위 확대 △'K-컬처 연수비자' 연내 시범 운영 △해외 원격근무자가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워케이션 확대 위한 '지역특화형 디지털노마드 비자' 도입 검토 등을 지난 6월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4년 이내 외국인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늘리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견해를 제시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