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장 찾은 이재용 회장 ‘MLCC 시장 선점’ 적극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7 11:00

삼성전기 현지 생산법인 방문해 임직원 격려

‘전자산업 쌀’ 적층 세라믹 콘덴서 사업점검

전기차 확산 등 수요 급증 2028년 10조 시장

IT·전장용 제품, 미래 성장 동력으로 힘 실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 법인을 방문해 현장 시찰 중인 모습.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 법인을 방문해 현장 시찰 중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전날 필리핀 칼람바 소재 삼성전기 생산 법인을 방문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 사업을 점검하고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보고 인공 지능(AI)·로봇·전기 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이 회장은 칼람바 생산 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중국 톈진·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가치를 지닌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2020년과 2022년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2020년 당시 이 회장은 부산 사업장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 시점에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되고,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1997년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으나 최근 전기차·자율 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생산 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 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톈진 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은 수원·부산 사업장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R&D)과 원료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해 대량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는 스마트폰·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 산업의 쌀'로 통한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 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고 있다.


MLCC는 쌀 한 톨보다 작은 크기에 수 백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있는 첨단 제품으로, 300mL 와인잔을 채운 양이 수 억원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 법인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 법인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1988년부터 MLCC를 개발·생산해온 삼성전기는 전기차·자율 주행 기술 발달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업계는 MLCC 시장이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8년 텐진에 MLCC 2공장을 건설하는 등 관련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때문에 삼성전기는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전장용 MLCC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만큼 150도 이상 고온과 영하 55도 이하 저온, 외부 충격과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력을 기반의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현재 삼성전기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동력 장치(파워트레인)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속적으로 현지 사회 공헌 활동(CSR) 활동을 확대해 2022년 필리핀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기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필리핀 투자청에 등록된 기업에 수여되는 가장 권위있고 존경받는 상으로, 2012년 제정된 이후 최고기업상을 수상한 기업은 삼성전기를 포함해 5개 기업 뿐이다.


삼성전기는 현지 CSR 활동을 통해 필리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2016년 디지털 계기판(콕핏)과 카 오디오 분야 세계 시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M&A) 했다. 하만은 인수 첫 해인 2017년 영업이익 600억원을 기록한 뒤 2023년 매출 14조3885억, 영업이익 1조1737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전장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하만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 집결해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올리버 집세 BMW 회장·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경영자들과 만나며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한 작년에는 일론 머스크 CEO를 만나 차량용 반도체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