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H, 주가폭락-반대매매 악순환 ‘투자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7 14:55

경영권 매각 실패와 반대매매로 ‘동전주’ 전락

자사주 담보 물량 ‘160만주’ 주가 회복 한계 예상

감자·액분·유증 통한 경영권 이전 진행 중…소액주주 피해 우려

CNH CI

▲CNH CI

CNH의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반기보고서 의견거절과 경영권 매각 실패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담보로 잡힌 자기주식이 반대매매로 대량 출회돼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최대주주인 그래닛홀딩스는 대출 상환이나 경영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는 이달 무상감자와 액면분할을 진행한 후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며, 추가 자본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CNH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29.61% 상승한 302원이다. 9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한두 번의 상한가로는 소액주주의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본래 2000원대를 유지했으나 8월 이후 급락해 동전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달 4일에는 기존에 자기주식을 담보로 받았던 대출 계약의 기한 이익 상실로 반대매매가 이뤄져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한가 직전 3일 종가가 332원이었으니, 이날 상한가는 손실 축소에 불과한 셈이다.


CNH 주가가 이처럼 몰락하게 된 계기는 올해 반기보고서 의견거절과 경영권 매각 실패였다. 상반기 CNH는 영업손실 123억원과 자본 잠식률 18.76%를 기록했으며, 외부감사인 대주회계법인은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내렸다. 거기에 블루문홀딩스 등을 상대로 한 경영권 매각 시도도 실패하면서 약 2000원대였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 400원대로 급락하게 됐다.



이후 CNH는 더스타일리시와 다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진행했으나 이 또한 실패로 돌아갔다. 계약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계약금으로 받은 지분을 장내 매도했고, CNH가 보유한 주식 담보 대출의 반대매매까지 발생하면서 주가 하락세는 더욱 심화됐다. 이로 인해 60%에 달했던 그래닛홀딩스의 지분은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 7%대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래닛홀딩스가 주식 가치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확보한 현금과 160만주가량의 담보 주식이 남아있음에도 이에 대한 상환 계획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CNH의 홈페이지도 수년간 방치된 상태다.




CNH 관계자는 “다른 차입금 상환이 우선되어 주식 담보대출 상환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으며, 구체적인 상환 계획이나 채권자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잔존하는 반대매매 우려에 더해 이달에는 무상감자 및 주식 액면분할까지 예정됐다. 재무지표를 개선하고 주식 유동성을 높이려는 의도지만 이미 CNH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래닛홀딩스 측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매각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CNH 측도 최근 이를 인정했다. 결국 최대주주가 직접적인 지분 양도 대신 유증을 통한 경영권 이전으로 노선을 틀며 사실상 보유 지분을 현금화한 데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크게 낮아진 주가에 대한 피해, 향후 추가 하락에 대한 위험은 고스란히 남은 CNH 주주들이 떠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내년 이후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CNH 측은 “현재 유상증자를 희망하는 업체들하고 일정과 규모를 협의하고 있다"며 “애초에 유증 계획이 있어서 무상감자를 진행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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