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은 언제?”…건설株, 밸류에이션 부담에 중장기적 접근 유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7 15:27

실적부진에 주가 조정 불가피
PF·미청구공사액 증가 부담
금리인하 효과도 ‘선반영’

국내 건설종목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이 커진 탓에 추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건설 종목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이 커진 탓에 추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인하와 경기회복, 주택공급 확대 정책 등으로 건설주가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18.29%가 급락했다. 같은 기간 GS건설과 DL이앤씨, 대우건설, 현대건설도 각각 3.37%, 3.25%, 2.47%, 0.83% 떨어졌다.


건설주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증권가가 꼽은 건설주 '최선호' 종목으로 연초 이후 8월 말까지 8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반면 현재는 8월 말 이후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올해 주가 상승폭이 가팔라 차익실현 매물이 발생한 데다, 건설업황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부진 원인은 또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2021년에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 건물과 광주 화정 아이파크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된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하도급 업체의 과실 비중이 높아 강력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판결 확정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변동성을 피하긴 어렵단 평가다.


건설주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커진 탓이 크다. 건설종목은 최근 준공이 도래한 일부 건축 현장에서 급격한 원가율 상승 요인이 발생, 도급 증액 계약체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5위 대형 상장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보면 GS건설을 제외한 4곳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271억원, 167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2%, 31.2% 줄어든 수준이다. DL이앤씨와 삼성물산의 건설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작년 동기 대비 8.7%, 12.4%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작년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미청구공사액 증가세도 시장의 기대와 달리 장기간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건설주 반등을 저지하는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10대 대형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은 17조5089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3695억원)대비 6.96%(1조1394억원)가 증가했다. 이 기간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전년 동기(1조2513억원)보다 29.3% 늘어난 1조6175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았다.


올해 9월 미국이 빅컷(기준금리 0.5% 인하)을 단행하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건설업종은 통상 금융비용 감소로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주는 향후 금리가 추가 인하돼도 현재 업황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이라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착공 물량, 원가율 개선 등이 실적에 반영되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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