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지구생명보고서’ 전 세계 동시 발간발간
향후 5년이 지구 모든 생명체의 미래 결정할 것
2030 목표 달성 위해 전 세계의 과감한 행동 촉구
WWF(세계자연기금)는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를 10일 전 세계 동시 발간하며, 지난 50년간(1970년~2020년) 야생동물 개체군이 평균 7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앞으로 5년 동안 전 세계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는 전 세계 약 5495종을 대표하는 3만5000개의 개체군을 분석한 결과, 담수 생태계가 85% 감소하고 육상과 해양 생태계도 각각 69%, 56% 감소했다.
주된 원인은 서식지 파괴와 자원 남용, 기후 변화이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의 지구생명지수는 95%나 감소해, 그 심각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야생동물 감소의 대표적인 사례로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아마존강 돌고래와 투쿠시 돌고래 개체군이 각각 65%, 75% 감소한 것이 있다. 2023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두 개의 호수에서 330마리 이상의 돌고래가 폐사한 사건도 기후변화의 심각한 영향을 보여준다.
반면, 보전 노력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동아프리카 비룽가 산지에서 산악고릴라 개체군은 연평균 약 3% 증가했으며, 중앙유럽에서는 유럽들소의 개체군이 회복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고 전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WWF는 지적했다.
WWF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해 국제 사회가 여러 협약을 체결했으나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2024년 10월에 열릴 제16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와 11월에 열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국제 사회가 보다 과감한 대응책을 마련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WWF는 주장했다.
WWF는 자연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재생 농업과 숲, 습지, 맹그로브 복원은 탄소 흡수를 늘리고, 생태계를 회복시키며 동시에 지역사회의 생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아마존 열대우림과 산호초는 기후 위기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아마존 산불과 올해 발생한 네 번째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한국이 전 세계 탄소 배출 상위 8위 국가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앞으로 5년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라면서 “2030년까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지속 가능한 미래는 더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의 담수 생태계와 식량 시스템, 지속 가능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보다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WF는 전 세계가 기후 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회복 불가능한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간이 많지 않으며, 자연은 여전히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