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의원 “실손보험청구 전산화 시행 목전인데 준비 미흡”
김병환 “EMR업체 지원 비용은 보험사 이익 고려해 제공할 것”
‘수의계약’ 매각 진행하는 MG손보, 진행과정에 의구심도
여신업계, 티메프 사태 온상은 ‘상테크’ 가능 구조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10일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에 들어갔다. 보험사를 포함한 2금융권과 관련해서는 MG손해보험 매각 과정상 문제와 시행을 앞둔 실손청구전산화와 관련한 이슈가 도마에 올랐다.
10일 오전부터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를 진행했다.
먼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이달 25일 시행을 앞둔 실손보험청구 전산화의 주무부처임에도 시행 준비가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실손보험청구 전산화는 지난해 관련 보험업법 통과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지정이 됐고 국민들 대다수가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체 EMR(전자의무기록)을 쓰는 민간병원의 준비정도가 2.8%인데 아주 저조한 참여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 거의 진척이 없다고 봐도 된다"며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그 혜택을 누리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시설을 갖춘다 하더라도 병원이 승인하지 않으면 전산 청구가 불가능한 현재 법의 맹점 또한 발견했다며 실손보험청구 전산화 시행에 있어 금융위의 준비 미비를 꼬집었다. 그는 “시스템이 있다 하더라도 청구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여기에 대해 금융위가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비용 문제를 보험사들과 협의했고 그 결과 그동안 전산화 반대를 해왔던 EMR 업체가 대형사를 포함해 동의를 했다"며 “사실상 병원은 거의 들어가는 비용이 많지 않기에 정부가 관리하는 병원을 다 참여시키게 되면 보건소 제외해도 청구건수기준 참여율은 67%로 개선될 것이며 플랫폼업체와 협의해 검색 시 전산화가 가능한 병원을 노출하는 등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EMR업체 지원 비용을 보험사에서 부담하냐는 윤한홍 정무위원장질문에 김 위원장은 “보험사들도 이 시행으로 인해 얻는 경제적 이익이 있기에 그 이익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비용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MG손해보험의 매각 진행과 관련해 부당한 개입이 없었는지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최근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형태로 전환한 상태로, 메리츠화재와 데일리파트너스 중 이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되는데 금융위에서 설명하는 '공개매각에 준하는 수의계약이' 어떤 기준이나 과정을 가지는지 의문이다"며 “공정성이나 절차 등에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선 메리츠화재가 최종 선정될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 메리츠화재가 인수 후 이익을 살펴보니 기회이익만 1조원이 넘는 데다 정부의 지원까지 보탬을 받게 된다"며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의 개입이나 앞서 입찰 당시 서류미비로 낙찰받지 못했던 메리츠화재에 기간이 연장된 내용 등이 의구심으로 떠오른다"고 부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MG손보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스스로 정상화가 어려우며 정부는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보험기금을 가지고 정상화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선 매각의 유찰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전환이 가능하며 예금보험공사가 수의계약을 하되 인수의사가 있는 곳은 모두 타진하는 등 공개매각에 준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장의 경우 메리츠화재에 대해 특혜가 아닌 당초 기한 내에 접수한 곳에 일괄적으로 기한 연장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신업계에선 최근 불거진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상품권의 대량 할인판매가 가능했던 것이 사건의 온상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9월 전금법 시행을 앞두고 상품권 발행사들이 발행규모를 줄이면 판매자에게 갈 정산대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에 플랫폼이 할인율을 10%까지 높여 판매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한 것을 보면 상품권이 티메프의 캐시카우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티메프가 상품권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상품권 재테크인 이른바 '상테크'가 있었다며 발행사와 플랫폼, 결제 시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사, 간편결제업체까지 하나의 사이클로 돌아가야 하는 건데 이 구조는 사실상 '상품권깡'을 가능케 한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상품권은 이후 모바일교환권, 선불충전금 같은 전자적 교환이 자유롭게 이뤄지기에 발행 후 유통과정이 매우 불투명해지며 법인카드 구매는 제한이 없고, 횡령이나 자금세탁 등 범죄수단으로 악용돼 범죄화 되고 있다"며 “상품권 발행에 충분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금융위의 대책에 대해 보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런 구조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고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되면서 재무구조가 양호하지 않은 상품권발행 업체는 발행 금지 등 제도를 마련한 상태"라며 “제도 시행 이후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이슈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됐던 보험료의 카드납 문제나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문제 등은 이날 주질의 시간에 다뤄지지 않았다. 오는 17일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금융권 관련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험사 IFRS17 도입 이후 운영 및 개선, 보험사기 방지 대책, GA업계 부당승환계약 관리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