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피언·셀비온·한켐 등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 약 10조원 몰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3거래일 만에 56조→51조 ‘↓’
이달 들어 공모주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케이뱅크 등 조단위 대어급 공모주의 등장을 앞두고 청약 시장에 뭉칫돈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10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유입됐다. 아직 월초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주 시장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공모주 가운데 가장 많은 증거금이 유입된 곳은 인스피언이다. 오는 18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인스피언은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청약에서 1538.4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청약 경쟁률에 힘입어 청약 증거금은 5조1900억원이 몰렸다.
앞서 인스피언은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희망범위 상단을 20% 초과한 1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
인스피언은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에서 글로벌 1위사인 SAP의 공식 파트너사다.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EDI SaaS 서비스인 '커넥트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같은 기간 셀비온 역시 일반청약에서 1065.4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3조82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셀비온은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전문기업으로 앞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105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셀비온은 오는 16일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또 다른 공모주인 한켐 역시 지난 7일과 8일 일반청약을 진행했는데 청약 경쟁률 464.65 대 1을 기록하면서 청약 증거금은 1조672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켐은 오는 22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처럼 공모주 세 곳이 흥행에 성공하며 약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증시 대기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 규모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50조~51조원 규모를 유지하던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각각 56조8328억원, 56조33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56조원까지 불어났던 예탁금은 지난 7일 기준 51조5100억원까지 감소했다. 예탁금이 불과 3거래일 만에 5조원가량 증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공모주 청약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5조원 규모 대어급 공모주인 케이뱅크도 청약을 앞두고 있어 공모주 흥행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1일과 22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3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케이뱅크의 희망공모가 기준 예상 공모 금액은 7790억~9840억원이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최대 5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오랜만에 대어급 공모주가 등장하는 만큼 청약 시기가 다가올수록 대기자금이 대거 몰릴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청약 당시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청약 전날(약 74조원)보다 20조원 넘게 줄어든 바 있다.
박세라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286조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지난해 증거금 규모인 300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며 “이달에만 21개 기업의 수요예측이 대기하고 있어 공모주 시장에 활기를 넣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