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부재·과도한 주식투자가 저평가 원인
자사주 소각 및 주식·부동산 유동화 필요성 대두
소액주주 연대 플랫폼 액트(ACT)는 조광피혁이 주주환원 정책의 부재와 과도한 주식투자로 인해 심각한 저평가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일 액트는 “조광피혁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0 수준에 불과하며, 실질 PBR은 0.38로 추정된다"며 “보수적 추정을 기반으로 하되, 명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토지와 주식 시가만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PBR은 기업의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고 해석된다.
조광피혁은 자동차 시트와 휠에 사용되는 가죽 원단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실적 개선세도 확연하다. 지난 상반기 말 영업이익은 47억623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그러나 조광피혁의 주가는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하락했다. 올 상반기 2분기 연결 기준 PBR은 0.74였으나, 현재는 0.40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조광피혁이 저평가된 배경에는 주주환원 정책의 부재와 과도한 주식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광피혁은 2022년부터 배당을 중단했다. 또 발행 주식의 46.6%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소각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은 주가 부양책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종국적으로 자사주 소각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본업보다는 주식투자에 상당한 자산을 할당하고 있다. 총자산의 64%는 주식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이며, 특히 한 주에 9억이 넘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276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세차익이 영업이익의 30배 수준에 이르렀다.
부동산 투자도 활발하다. 조광피혁은 총자산의 12%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자산의 76%를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액트는 “회사란 투자가 아닌 영업을 하는 존재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식 투자는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으나, 본업에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기업가치는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자사주 소각 및 자산 유동화 필요"
액트는 조광피혁이 주식투자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주주환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준 연구소장은 “제조업 기업이 본업 대신 투자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하는 것은 기업가치 저평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본업에 집중하고 주주환원을 실현해야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조광피혁의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소각과 부동산·주식의 유동화를 통한 자금 확보가 시급하다"며 “이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조광피혁 경영진이 투자 중심의 전략을 지속할 경우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주주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경영 방침이 유지된다면 주가 저평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