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탓에 희소금속 공급망 흔들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6 11:01
고려아연

▲9월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가자화견에서 이제중 부회장(앞줄 왼쪽 4번째) 등이 M&A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아연은 물론 희소금속을 생산하는 글로벌 공급망으로서의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MBK 측이 경영권을 쥐게 되면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은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6일 고려아연은 자사가 아연과 연(납), 은, 구리 등 산업계의 대표적인 비철금속 외에 희소금속 생산과 공급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희소금속이란 자연에 소량만 존재할 뿐 아니라 채굴이 쉽지 않지만 높은 가치를 지닌 금속을 가리킨다. 일부 희소금속은 특정 몇 개 국가만 생산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고려아연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고려아연은 전세계 광산에서 들여온 아연 및 연 정광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정광 내 극소량의 희소금속을 추출해 제품화했다. 다른 제련소와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아연 및 연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에서 각종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공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희소금속 추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인듐과 카드뮴, 텔루륨, 코발트 등의 희소금속을 생산하고 있다.


우선 인듐은 고려아연이 연간 150t(톤)을 생산한다. 이는 전 세계 수요 약 1400t의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려아연의 인듐은 순도 99.999%의 뛰어난 품질인 데다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공급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인듐은 투명성과 높은 전기전도성을 가진 원자재로 주로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에 쓰인다.




또한 고려아연은 전기차 양극재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도 생산한다. 코발트는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다. 전 세계 코발트 광물의 70%가 콩고에 있어 자원 확보가 어려운 편인데,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정관 내에서 극소량의 코발트까지 뽑아내고 있다.


특히 향후 니켈 제련이 더욱 활성화할 경우 니켈 원료 안에 더 높은 비율의 코발트가 함유돼 있어 더욱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고려아연은 태양전지와 열전소재, 축전기,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이는 텔루륨도 연간 176t 생산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 핵심 희소금속을 다루는 주요 기술진들이 해외 경쟁사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영풍이 회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사표를 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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