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 산업부 기자
콘텐츠 시장 내 '숏폼'의 인기가 연일 화제다. 15초~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한 숏폼 콘텐츠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됐다. 현재는 1인당 월 평균 숏폼 앱 사용 시간이 여타 앱의 7배가 넘는 52시간이란 조사 결과가 대변하듯 숏폼은 전 국민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숏폼이 콘텐츠 시장을 점령하면서 롱폼 위주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영역을 확대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최대 관심사는 토종 OTT의 숏폼 콘텐츠 도입 여부다. 숏폼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밀리는 토종 OTT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OTT 시장의 절대 강자는 넷플릭스다. 초창기 대비 영향력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측면 국내 시장 유일한 1000만 앱이다.
넷플릭스의 성장은 '막강한 자금력'과도 맞닿아 있다. 일례로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흥행몰이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제작비는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공개를 앞둔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2의 제작비는 1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일부 토종 OTT의 특성상 예능 제작에 100억원을 투입하는 건 부담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데 1000억원을 들이는 건 더더욱 힘들다.
숏폼 콘텐츠의 강점은 적은 제작비다. 2분 이내 드라마 50부작 기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흑백요리사의 100분의 1 제작비로 이용자의 관심을 불러오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도 왓챠 외에는 토종 OTT의 숏폼 콘텐츠 도입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왓챠는 최근 숏폼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챠'를 선보였다. 다만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OTT 시장은 결국 이용자가 많은 플랫폼이 살아남는 곳이다.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 모으려면 결국 더 나은 '한방'이 필요하다.
숏폼의 인기는 어쩌면 토종 OTT에게 기회일 수 있다. 숏폼 콘텐츠를 통해 막강한 자금력으로 대작을 선보이는 데 혈안이 돼있는 넷플릭스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트렌드는 급변하기 마련이다. 대세가 됐을 때 잡아야 한다. 토종 OTT들이 숏폼 콘텐츠로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