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자충수?…애플카 만드려다 中 비야디 키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7 11:21

블룸버그 소식통 “2017년부터 애플·비야디 비밀리에 협력”
당초 목적은 애플카 전용 LFP 배터리 제조
애플, 비야디와 협력 중단…양사 노력으로 ‘블레이드 배터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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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블레이드 배터리(사진=BYD 태국지사 홈페이지)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 탑재될 배터리 개발을 위해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와 비밀리에 협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카 프로젝트는 올해 초 중단됐지만 양사간 협력을 통해 비야디의 세계적 승승장구를 이끌고 있는 '블레이드 배터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4년부터 애플카 개발에 나선 애플은 당시 니켈과 알카리성 금속 등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었고 최대한 많은 배터리 셀을 담을 수 있는 팩을 디자인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쏟아붇고 있었다.


이때 비야디가 등장해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블레이드 배터리 초기 버전을 선보였는데 애플 경영진은 이를 보고 안전성과 에너지 저장 능력 등에 감탄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애플은 애플카 주행거리를 늘리고자 2017년 비야디와 협력관계를 구축, 애플카만을 위한 독자적인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소식통은 “애플이 비야디와 함께 개발한 배터리 기술은 한때 계획되었던 차량(애플카)에 맞게 맞춤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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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모토쇼에 등장한 중국 비야디의 '실' 전기차(사진=신화/연합)

애플은 협력의 일환으로 차세대 배터리팩과 관련된 전문성과 열 관리 기술을 공유했고 비야디는 LFP 배터리 기술력과 양산 노하우를 제공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애플은 몇 년뒤 비야디와의 협력관계를 중단해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의 시스템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과거 애플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과의 협력설이 제기된 배경도 이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는 애플과 비야디간 불화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1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애플카 생산을 위해 비야디에 이어 중국 CATL과 협상을 벌였으나 애플카 전용 공장을 미국 내에 지으라는 요구를 이들이 거부해 협상이 좌초됐다.




이런 와중에 애플은 연간 10억 달러씩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카 중단 계획을 올해 초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비야디의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블레이드 배터리는 양사간의 노력이 반영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애플과 비야디의 협엽이 현재 블레이드 배터리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결국 비야디는 2020년 블레이드 배터리를 공개해 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모듈을 없애고 배터리 셀을 칼날 형태로 배터리팩에 바로 담아 차량 중량과 공간을 최소화한 동시에 에너지밀도도 높여 비야디 전기차의 시그니처 기술력으로 부상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비야디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7.9% 늘은 202만5000대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22.0%로, 테슬라(1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대해 애플과 비야디 측은 블룸버그의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비야디는 “블레이드 베터리의 콘셉트는 LFP 배터리를 독립적으로 개발한 비야디 엔지니어들로부터 시작됐다"며 “비야디는 블레이드 배터리에 대한 완전한 재산권과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성명을 블룸버그에 메일로 전달했다.


애플과 비야디의 협력관계가 중단되자 애플은 비야디의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애플이 비야디와의 협력을 추진했던 배경엔 애플이 전기차 생산에 그만큼 진심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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