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MBK,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국감 소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7 14:31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MBK·두산·SK 경영진 대거 소환

두산·SK 계열사 합병 이슈도 주목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불공정거래 우려가 나오면서 MBK 경영진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됐다. 최근 진행된 공개매수 관련 가격 경쟁 과열과 국가기간산업의 자본과 기술이 해외 유출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두산·SK그룹 재무담당 경영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기업그룹의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소액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이들에 대한 보호 방안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조치다.


17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공격적 인수합병(M&A)과 대기업 그룹 내부의 분할·합병 관련 사안이 큰 주목을 받았다. 정무위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동시에 김민철 두산그룹 재무담당 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 부사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서 불공정거래 여부 도마 위···고려아연 “MBK 시세조종 의혹 있다"

김광일 부회장은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에 대한 공격적 MA& 관련 우려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달 초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최근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17일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며 금감원에 진정을 제기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사를 요구한 부분은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 12분 당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다.




당일 한때 장중 주가가 83만 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에서는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2시간 만에 77만9000원까지 내려갔고 결국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두산·SK그룹 합병 소액주주 피해 우려···금감원장 “두산 합병안 잘 살펴보겠다"

또한 대기업그룹 지배구조와 소액주주 권익보호 문제도 국감의 중요 화두로 주목을 받았다. 우선 두산그룹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할한 이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구조개편을 추진했다.


다만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소액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감원이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두 차례 정정을 요구하며 구조개편에 제동을 걸면서 두산그룹 측이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새로운 합병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8월 단행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역시 합병비율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논란이 일었던 사안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합병이 주주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합병 안건에 반대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실제 국감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국 밥캣을 로보틱스에 매각하면 되는데, 편법적 지배구조 개선방식을 통해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에게 피해주는 것"이라며 “결국 두산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 편법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원장은 “두산 관련해서는 의도 자체를 평가할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도 여러 의사결정 경위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부분이 많아 저희도 거듭 (증권신고서) 반려 요청을 했다"며 “이후에도 잘 살펴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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