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금리는 오히려 올려 9∼10월 매매 거래량 반토막
전월세 매물도 급증, “정부가 가계 부채 관리 위해 대출 규제해”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주택시장이 오히려 얼어붙고 있다. 거래는 급감했고, 전세를 찾는 수요도 예년에 비해 감소하면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했지만 주택 시장의 매수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실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9월 들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730건에 불과하다. 물론 신고일이 열흘 정도 남아 있기 하지만 지난 7월 거래량(8987건)과 8월 거래량(6288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에 그친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이유로는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한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돈줄 죄기가 꼽힌다.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며 대출 한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중은행이 1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면서 돈 빌리가 어려워졌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 후 최근 열흘간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담대 금리를 더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은 더 높아졌다.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매물은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수는 총 8만6934건으로 지난 11일(8만5019건) 기준금리 인하 이후 2.2% 증가했다. 전국 시도 중 매물 증가 폭이 1위다. 대출 규제가 본격화기 직전인 8월 말(8만545건)에 비해선 7.9%가 늘어 전남(8.2%)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전월세 물건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총 4만9099건으로, 5만건에 육박했다. 불과 보름 전(4만3842건)에 비해 11.9% 늘어난 것으로 전국에서 매물 증가 폭이 가장 크다.
결국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47%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이어진 8개월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팀장은 “한국은행이 약 3년 만에 기준 금리를 내리면서 주택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정부가 대출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도 동시에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매와 임대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