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대출액 10%가 한화그룹에 집중···“다른 그룹보다 확연히 높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0 10:29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는 국내 조선주가 최근 정체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국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의 10% 가량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기업 그룹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은 비중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총 135조6327억원이다. 이 중 약 10%에 달하는 13조2천523억원이 한화 계열사에 대한 여신으로 집계됐다.


수출입은행 여신 지원 상위 10개 기업의 여신 잔액은 총 26조6392억원인데, 그중 한화 계열사인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여신 잔액이 9조5886억원으로 36%에 달했다.



한화 계열사에 대한 수출입은행 여신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12월 말 4조4747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3조252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한화그룹에 대한 집중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차 의원은 한화그룹이 지난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효과가 있지만, 인수 후 한화오션에 대한 신규 여신 집행 금액도 4조7223억원에 달해 단순 기업결합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지난 4월 한화그룹에 대한 동일 차주 신용 공여 한도 소진율이 법에서 제한하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금융위원회에 예외 취급 승인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차 의원은 현 정부 들어 수출입은행이 한화그룹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동안 검찰 출신이 한화그룹에 무더기 재취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2~2023년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 8명이 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입은행 상임감사로 여당 당직자 출신인 차순오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선임되기도 했다.


차 의원은 “수출신용기관의 여신이 특정 기업에 너무 많이 쏠리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여신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계열별 여신 순위를 보면 1위가 한화, 2위가 삼성, 3위가 HD현대로, 모두 대형 조선사를 보유한 그룹"이라며 “선수금 환급보증(RG)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1위에 올랐다"며 “한화에 대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도 “방산 수출 관련한 계약이행보증 및 선수금반환보증 등은 수출입은행 같은 국책은행의 보증이 없으면 대규모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수출액 대비 지원 규모를 보면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과 국내 여타 방산 기업들 간 여신 잔액 비율에 큰 차이가 없다"며 “방산 수출 중 규모가 상당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집트 수출 지원 건은 지난 정부에서 승인된 것으로, 현 정부의 특혜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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