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벗어나더니 새 복병 만난 세계 경제…“연착륙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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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수출항구(사진=AFP/연합)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연착륙을 향해 가고 있는 세계 경제에서 정치와 부채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세계 GDP(국내총생산)가 3.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3.3%보단 낮지만 올 연초의 어두운 전망과는 차이가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선진국 실업률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22년과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 배경엔 미국 소비자들은 지출을 이어가는 동시에 기업들은 직원들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또한 수요가 약화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투자자들 기대치에 미치치 못 한다는 지적다 나오지만 올해 성장률을 목표(약 5%) 가까이 끌어올릴 것이다.




하지만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회복력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미국 대선이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온 와중에 정부 부채는 급증하고 중동·우크라이나·대만 해협 등에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관세 공약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 중국산에 최소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는 기업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브루킹스 연구소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공동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보복할 경우 미국 GDP가 2028년 대선 전까지 0.8% 감소할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다봤다.


전기차 등 분야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유럽도 상황이 비슷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17일 금리인하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연착륙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지만 새로운 무역전쟁은 연착륙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유럽과 같이 개방적인 경제에는 무역과 관련한 어떤 제한이나 불확실성, 장애물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무역전쟁이 새로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와중에 우크라이나와 중동지역에선 실제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고,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가 심해지면 앞으로 1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이 0.5%포인트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이 0.6%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공공 부채의 위험도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공공 부채가 올해 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100조달러(13경6820조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세계 GDP의 93%에 달한다. 이렇게 되면 다음에 경기침체가 왔을 때 각 정부가 대응할 방안이 줄어든다.


미 재무부는 연방 정부 국채 이자 부담이 28년 만에 최대 수준에 달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는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 발행 확대와 금리 상승이 결합해 나온 결과다.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자들은 공공부채와 지정학적 문제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미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이자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인 캐런 다이넌은 “큰 충격이 왔을 때 재정 여력 부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최적의 결정을 못 내리는 상황이 매우 걱정된다"며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려운 선택지를 택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프랫은 “세계가 무너지는데 어떻게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는가"라며 “현재 환경에서 미국은 물론 그 어느 경제도 연착륙할 수 없어 쇼크가 찾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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