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총 투자 중 반도체 분야 2.4%…2008년 대비 0.2%p↑
세계 각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각종 제도적 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는 지원 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타국 수준에 준하는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작년 초 확대된 대기업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은 15%이고, 연구·개발(R&D)의 경우 30~40% 수준이라 이는 경쟁국 대비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반도체 장비·제조 시설 투자에 대해 25% 수준의 세액 공제를 제공한다. 중국은 반도체 첨단 기술 도입·적용 기업에 대해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최소 50%에서 100%까지 면제해준다. R&D 비용은 200%까지 소득 공제가 적용되고 집적 회로(IC) 생산 설비 부품 수입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만반도체제조(TSMC) 유치에 성공한 일본은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에 대해 최대 40%까지 세액을 공제해주고,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10년간 법인세도 최대 20%까지 깎아준다.
통상 1개 반도체 라인 건설에는 약 3년 간 45조원 가량 소요되는데 국내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의 일몰 기한이 올해 12월까지여서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업 부담을 줄여주고, 투자 장려를 위해서는 경쟁국 수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차원의 반도체 R&D 투자도 미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0년 기준 국가 R&D 총 투자 대비 반도체 분야에는 2.4%만 투자하고 있는데 2008년 대비 0.2%p 늘어났다.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서는 '짠물'이라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인프라·장비 분야 투자가 전체 정부 R&D 투자의 76%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정부 방침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 달성과 공급망 자립률 50% 달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부 R&D 투자·전략은 기술 중심이 아닌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등 반도체 산업의 구성 요소 위주로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