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IPO 시장…더본코리아·SGI서울보증 흥행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3 15:08

10월에만 케이뱅크 등 7곳 상장 철회

더본코리아, 공모가 상단 초과 결정 전망

SGI보증보험, 전량 구주 매출 우려 여전

사진=MS Copilot A

▲상장 철회가 잇따르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사진=MS Copilot A

잇따른 상장 철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식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본코리아와 SGI서울보증이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문제와 공모주 투자 신중론이 부각되고 있어 종목별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에만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철회한 기업은 7곳이다. 전달(4곳)보다 3곳이나 늘어났다. 이달 상장을 철회한 기업 중에는 30일 상장 예정이었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있다. 케이뱅크의 상장 시도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증권신고서 철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한 이유는 16일까지 진행됐던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결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에서는 기관투자자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하단 또는 이를 밑도는 금액을 써냈다고 알려졌다. 상장 주관사단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모가 희망밴드(9500원~1만2000원) 하단 아래인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결국 철회를 선택했다.



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기업인 이노테크와 방송장비 생산 업체인 엔더블유시는 이달 11일에 각각 상장예심을 철회했다. 전력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웰랑도 1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본부에 예심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반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더본코리아와 IPO 재수생 SGI서울보증은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다음달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더본코리아는 1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중이다. 더본코리아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가 밴드 상단보다 높은 가격에 주문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8~29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300만주의 주식을 공모한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2만3000~2만8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3327억~4050억원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다.


SGI서울보증도 2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상장예심 승인을 받았다. 지난 8월 예심청구서를 제출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8월 한 차례 IPO에 도전했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실패로 같은해 10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SGI서울보증은 내년 1월께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GI보증보험과 주관사는 작년에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보다 낮춰 수요예측에 나설 계획이다. 작년에 SGI보증보험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5만18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조7580억~3조6168억원이다. SGI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현재 SGI보증보험 지분 93.85% 가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와 SGI보증보험의 상장까지는 무리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수요예측이 흥행하고 있고, SGI보증보험은 금리인하 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지난해보다는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두 기업의 상장 이후 주가는 변동성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SGI보증보험의 경우 공모 예정 주식 수 100%가 구주매출인 점은 향후 주가 흐름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구주매출은 공모 자금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 이에 따라 회사 투자 여력을 낮출 수 있어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특정 사업 부문의 실적 의존도가 높아 업황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단 분석이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기준 빽다방 37.3%, 홍콩반점 12.7%인데,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둔화로 인한 국내 사업 환경 악화도 위험 요인"이라면서 “향후 재무성과와 실적 성장성은 이러한 특정 브랜드 실적에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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