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수출 0.4% 감소
IT부문 수출 증가세 둔화에
자동차·화학제품 부진 맞물려
올해 연간 2.4% 달성 불투명
“민간소비 회복 긍정적...수출 호조세 무게”
올해 3분기 수출이 뒷걸음질치면서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2분기 -0.2% 성장에서 한 분기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국내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2.4%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 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성장했다.
3분기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8월 예상한 0.5%보다 0.4%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1분기 1.3% 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2분기 -0.2%로 뒷걸음질쳤다가 3분기 겨우 역성장을 면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하회한 것은 내수는 회복 흐름을 보인 반면 수출은 감소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늘면서 0.5% 성장했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현물수혜(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6.9% 증가했다. 이와 달리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
특히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그간 한국 수출을 견인한 IT부문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데다 자동차, 화학제품 등 비IT부문의 수출이 예상보다 더 부진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2022년 4분기 3.7% 감소한 이후 작년 1분기(4.2%)부터 올해 2분기(1.2%)까지 6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3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1.5%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IT부문 수출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늘면서 3분기 조정 측면이 있었다"며 “IT는 수출에 플러스로 기여했지만, 기여 폭은 둔화됐고, 자동차의 경우 한국GM 파업 등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3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깎아내렸다는 의미다. 건설투자도 한국 성장률을 0.4%포인트 깎아내렸다. 다만 내수는 3분기 성장률을 0.9%포인트 끌어올렸다. 내수의 세부 항목별 기여도를 보면 설비투자 0.6%포인트, 민간소비 0.2%포인트, 정부소비 0.1%포인트 등이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3.4% 증가했다. 제조업은 운송장비,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 등이 늘어 5.1% 증가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지만,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운수업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5% 늘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3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당초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연간 성장률 2.4%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성장률이 2.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1.2%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사실상 2.4% 달성은 어렵다는 게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내수의 경우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회복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나, 건설업은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3분기 수출 감소를 침체나 부진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수출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수출 증가율 자체는 둔화될 수 있지만, 작년 대비 올해 교역여건들이 좋아졌고, IT부문의 업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비춰보면 호조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