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임원 30% 임기만료 앞둬
대표 515명 중 4대 그룹 CEO 99명
국내 재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업들은 리더십 교체라는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 10년이 수직계열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추구였다면, 새롭게 선임될 리더들은 수평적 협력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게 될 전망이다.
28일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국내 30대 그룹 2025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월 초 이후 임기가 남은 사내이사 3704명 중 1145명(30.9%)이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끝난다. 이들의 거취는 각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과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만료 대상자 중 515명(45%)이 CEO급 대표이사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에서는 219명의 사내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뒀고, 이 중 99명이 대표이사급이다. SK그룹이 98명(대표이사 41명)으로 가장 많고, LG 51명(26명), 삼성 39명(17명), 현대차 31명(15명) 순이다.
삼성전자는 사내이사 4명 중 3명의 임기가 내년 상반기에 끝난다. 노태문·박학규·이정배 사장이 해당된다. 한종희 부회장은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경계현 사장은 당초 내년 3월까지였으나 지난 5월 대표이사직에서 중도 퇴임했다. 삼성 계열사에서는 삼성SDI 최윤호, 삼성전기 장덕현, 에스원 남궁범 대표이사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LG그룹은 권봉석 ㈜LG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의 인사가 핵심이다. 권봉석·신학철 대표이사는 부회장급으로서 이들의 거취는 그룹의 배터리·전장 사업 확장 전략과 연결된다.
카카오는 108명의 사내이사 중 85명이 대표이사급이다. 130여 개 계열사를 보유한 카카오의 특성이 반영된 숫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는 카카오의 금융·모빌리티·AI 사업 전략의 방향타가 될 것이다.
한화그룹은 102명, 포스코 83명(대표이사 41명), 롯데 83명(37명), GS 58명(35명), 한진 43명(16명), SM 43명(15명)의 사내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뒀다. 포스코그룹에서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와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가, 롯데그룹에서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와 이영구·이창협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의 거취가 결정된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젊은 인재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 연말 내년 초 CEO급 인사에서 이런 특징이 더욱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