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전기차 배터리 주도권 싸움, 리튬부터 확보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04 10:58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전기차 배터리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배터리는 리튬을 소재로 한 리튬이온배터리이다. 리튬배터리 시장을 두고 NCM(니켈 코발트 망간)과 LPF(리튬 인산 철)의 대결이 본격화 되고 있다. 한국의 NCM과 중국의 LPF로 대표되는 시장이 점차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양극재로 구분되는 두 배터리 중 니켈 코발트 망간 계열은 높은 성능과 주행거리를 장점으로 하고 있고, 리튬인산철(LPF)은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장 초기만해도 에너지 효율이 높고 업력이 오래된 NCM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로 이후 LPF가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소재를 한번에 포장하는 셀투펙(CTP) 기술 등의 등장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시장은 점차 양분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LPF가 더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은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합쳐도 중국 CATL의 점유율에 못미치고 있다. 2분기 양극재 평균 판가를 참고해 보면 LPF 셀은 미드니켈 삼원계 셀에 비해 27%가 낮다. NCM(A) 8과 같은 하이니켈의 경우 니켈 비중이 높다 보니 미드니켈에 비해 LPF와의 괴리는 좀 더 크지고 있다.


또하나의 배터리 원료 확보 경쟁은 리튬이다. “배터리 전쟁"의 저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배터리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는 “앞으로 5년은 한.중.일 3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계속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10년후에는 미국, 유럽에 따라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리튬 금속은 리튬 정광을 채굴하거나 염호(소금호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원재료 생산과 이를 제련해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나눤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은 대부분 카메라, 노트북 컴퓨터의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전지에 사용된다. 또 전기차에도 리튬전지가 많이 쓰이고 있어 리튬의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런 리튬의 세계 매장량의 절반 가량을 갖고 있는 지역이 남미의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인데 이 중 볼리비아가 가장 많은 매장량을 갖고 있다. 그런데 볼리비아가 최근 리튬 개발-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컨소시엄과의 첫 리튬 개발 협약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 러시아 업체와 각각 리튬 개발 협약을 했다. 볼리비아 국영기업 꼬미볼과 해외 기업 간 협약을 통해 볼리바아의 리튬 개발은 리튬의 구조적인 수요 증가에 대한 확신을 강화시켜 주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리튬 공급 증가에 기반한 가격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리튬 매장량에 있어 염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그 중에서도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는 대표적인 리튬 염호 중심지이다. 칠레는 아타카마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도 현재 몇 군데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 중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국가 주도로 리튬 사업을 통제하고 있는 볼리비아는 리튬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은 단일 지역으로는 세계 최대 탄산리튬 매장량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볼리비아 리튬 사업은 2010년 3월 26일 한국광물자원공사(현,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3기관의 결의로 시작됐다. 한국 사업단은 볼리비아 염수를 이용한 독자적 탄산리튬 제조 기술 개발을 통해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었다. 프랑스, 일본, 독일,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볼리비아 리튬 확보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결국 우리나라 사업단이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던 이유는 독창적인 리튬 개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튬을 얻기 위해 한국의 노력은 볼리비아 정부를 감동시켰고 마침내 2011년 7월 29일 한국과 볼리비아 간 리튬 사업은 체결 되었다.


볼리비아는 여러 차례 리튬 개발을 추진 했지만 정권의 불안정성과 리튬의 국유화 정책 등의 이슈로 그 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리튬 개발 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현시점에서 볼 때,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은 리튬의 구조적 수요 증가를 더욱 확실하게 하는 요인이자 중장기적으로 리튬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향후 리튬 가격 변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볼리비아의 리튬 생산 확장 의지 현실화를 우리의 리튬 공급망 확보에 잘 활용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우리 정부가 다른 국가보다 먼저 볼리비아 리튬 사업을 따낸 노하우를 거울삼아 민관이 협력해 다시 리튬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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