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분기 연속 印 매출액 1위…‘저가형·프리미엄’ 등 라인업 확대 주효
중국에선 점유율 1% 미만 고전…폴더블 폰 앞세워 존재감 확대 박차
삼성전자가 신흥 스마트폰 시장 인도에서 2개 분기 연속 매출액 1위를 달성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저가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폭넓은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애플·중국 샤오미 등 경쟁사의 추격 속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력이 약화된 삼성전자에게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은 한 줄기 빛이 될 거란 평가다. 다만 인도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양대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8%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도 매출액 기준 24%의 점유율로 인도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저가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프리미엄 제품에 특화된 애플과 달리 저가형과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점이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종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델리무역관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부터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제품의 범위가 폭넓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스마트폰이 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민 소득 증가와 고도 기술에 대한 수요 확대로 고가 스마트폰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와 프리미엄 '갤럭시 S'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인도에 선보이며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인도 뭄바이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를 개관하는 등 인도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소비자들은 삼성 BKC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인도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성장성이 큰 국가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417억달러(약 57조원)이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오는 2028년 591억달러(약 8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25세 이하 인구 비중이 40%를 넘어 앞으로도 스마트폰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샤오미의 공세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예전만 못한 삼성전자는 고성장이 예견된 인도에서의 성공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중국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중국의 경우 인도와 함께 스마트폰 양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할 여지가 많다"며 “5G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인한 5G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시장 수요를 더욱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의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은 어렵기 때문에 프리미엄 폴더블 폰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6'·'갤럭시Z 플립6' 등에 힘입은 성과도 눈에 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지난 2분기(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최근엔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 스페셜 에디션(SE)의 중국 버전 'W25' 모델을 선보이는 등 중국향 제품을 출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시도가 당장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현지 기업들의 폴더블폰 제품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영향 등 걸림돌이 많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