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안전운전자 새롭게 정의해 배타적사용권 획득
삼성화재·DB·KB손보, 안전운전점수 충족 시 할인 방식
AXA손해보험은 커넥티드카 안전운전 특약 할인율 확대
‘업황악화’ 직면한 손보업계, 우량고객확보로 손해율 보전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사고 횟수가 적은 '안전운전자'에 대한 혜택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의 배경엔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인한 적자분 보전과 우량 고객 모집 등의 목적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보사들이 각종 안전운전 관련 할인 특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이나 차량에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분석하고 보험사가 책정한 일정 기준의 안전점수 등을 충족할 시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안전운전 특약이 대표적이지만, 안전운전자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거나 주행거리가 적은 고객에게 할인을 주는 방식도 최근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3년 무사고 및 3년 가입경력을 가진 고객을 '안전운전자'로 새롭게 정의하고 업계 최초로 안전운전자를 위한 운전자보험 '뉴하이카운전자상해보험'을 개발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해당 범위에 속하는 고객은 운전자보험료 할인 혜택으로 저렴한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해상은 또한 일반운전자로 가입했으나 시간이 지나 조건이 충족되면 안전운전자 종형으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티맵 착한운전 할인특약'을 운영 중인 삼성화재는 최고할인율을 기존 19.3%에서 22.1%로 상향했다. 티맵 앱으로 책정한 안전운전점수가 일정 기준을 상회하면 보험료 할인을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1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안전운전 점수를 산출하고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착한 드라이브 할인 특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DB손해보험은 '네이버지도 안전운전특약'이 있다. 네이버지도 앱을 통해 매겨진 안전운전점수가 71점 이상일 때 할인이 적용되며 최저 5.7%에서 최대 22.4%까지 보험료 할인을 받을 받을 수 있다. '티맵·카카오내비 안전운전 특약'도 운영 중으로 안전운전점수 61점 이상일 시 최저 0.8%에서 최대 18.3%까지 보험료를 인하해준다. KB손해보험은 '티맵 안전운전특약'을 제공하며 최대 22%대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AXA손해보험은 커넥티드카 소유주가 가입하는 '커넥티드카 안전운전 할인특약'의 할인율을 지난달 18.4%로 확대했다. 주행거리를 충족하면서 안전운전점수가 70점 이상이면 혜택 대상이 된다. 커넥티드카는 무선랜 등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차량이다. '티맵 안전운전 할인특약'도 운영 중으로 안전점수 80점 이상이면 8.5%의 보험료 할인을 제공한다.
주말에만 차량을 이용하는 등 주행거리가 짧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주행거리특약'도 최근 강화됐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28일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주행거리 할인'과 '자녀 할인'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행거리할인 특약의 경우 '1000km 이하 구간' 신설로 할인율은 업계 최대 수준인 45%에 달한다. 평소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 가입자는 보험료를 절반 가까이 아낄 수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 8월에도 '티맵 운전점수 특약'과 '어라운드뷰 모니터 장착 특약'을 도입했다.
손보업계는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음에 따라 안전운전자인 '우량고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할인 혜택을 통해 우량고객을 모으면서 손해율을 감소하려는 복안이다.
지난 9월까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4개 대형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2.0%) 대비 4.6%p 급등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이를 넘어서면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더 많이 지급되는 적자구간으로 인식한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겨울에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손해율이 이보다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손해율은 올해 1월부터 전년보다 1~3%p 상승한 수준을 보이다 최근들어 대폭 늘었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적인 요인이 많은 여름철을 지나며 자동차 사고가 증가했고 지난 8월 전기차 화재 발생이 주요 손보사 손해율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차량 가격과 수리비는 상승하고 있는 반면 지난 2022년부터 3년 내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해 온 추세도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대형사 관계자는 “안전운전 할인특약 강화는 자사에 가입한 운전자들에게 안전운전을 자연스럽게 강조할 수 있고 사고율과 손해율도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잠재적인 가입자들에게도 평소 적극적인 안전운행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어 여러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