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오일 증산’ vs ‘OPEC+ 감산’ 힘겨루기…국제유가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06 12:17
빅오일

▲글로벌 석유공룡 '빅오일'(사진=로이터/연합)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내달 예정인 증산 계획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3분기 호실적은 거둔 빅오일(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화석연료 생산확대 기조를 시사하면서 국제유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거대 석유공룡인 엑슨 모빌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92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1.87달러)을 웃돌았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같은날 발표된 미국의 또 다른 에너지 기업인 쉐브론의 매출과 EPS는 각각 506억7000만달러, 2.51달러로 시장 기대(488억6000만달러, 2.43달러)를 모두 웃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 석유기업들이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엔 화석연료 생산을 일제히 늘린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엑슨 모빌의 3분기 셰일 오일·가스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24% 급등했고 같은 기간 쉐브론 역시 화석연료 생산량을 7%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추 과정에서의 효율성 증가와 기술 발전 등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캐서린 미켈스 엑슨 모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수익성이 2019년 배럴당 5달러에서 올해 10달러로 급증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 워스 쉐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지출하는 모든 비용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닉 허멜 분석가는 “엑슨 모빌과 쉐브론은 핵심 사업인 석유와 가스 전략에 집중하는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통해 (수익성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계 석유 기업들도 석유 생산량을 덩달아 늘리면서 3분기 모두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두 번쨰로 큰 석유 메이저인 셸의 경우 3분기 순익이 6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62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시장 예상치(54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영국 석유 기업인 BP는 3분기 순익이 2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0% 가량 급감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1억 달러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미국계 에너지 기업들보다 더 공격적인 넷제로(탄소중립) 목표에도 불구하고 셸과 BP는 화석연료 생산량을 각각 4%, 2% 늘렸다"고 짚었다.


빅오일들은 이러한 호실적에 힘입어 석유 생산량을 더 늘리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와엘 사완 셸 CEO는 실적발표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앞으로 오랫동안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 관점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슨 모빌은 원유 생산 손익분기점은 국제유가 35달러라고 시사했다.


이는 국제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며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공급확대를 언급하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OPEC+ 산유국들은 유가 방어를 위해 증산을 오는 12월 말까지 한 달 더 연기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에 OPEC+와 빅오일의 공급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변하는지에 따라 국제유가가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OPEC+는 하루 220만배럴의 감산을 9월까지만 연장한 뒤 10월부터는 생산량을 하루 18만배럴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가의 하락 속에 이 같은 계획의 시행은 9월 초 두 달 연기됐고, 이번에 재차 미뤄진 것이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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