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웃는 ‘은행’…시장금리 오르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1 16:32

트럼프 당선 지난 6일 국내 은행채 금리↑
트럼프 감세 정책에 금리 인상 기대감 반영

미국 금리 오르면 한국 금리도 연쇄 인상
대출 금리 높이는 은행엔 호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47대 대통령 당선이 은행권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금리가 높아지는 데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가능성이 확실시된 지난 6일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3.325%로 전일 대비 0.046%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지난달 7일(3.32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8일 기준 3.241%로 낮아졌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6일 기준 연 3.248%로 전일 대비 0.015%p 상승했다. 지난 10~11월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다. 지난 8일 기준으로는 3.231%로 소폭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감세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에 따라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때 시행했던 4조6000억 달러(6419조7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감세 정책을 영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비영리 기구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추진되면 향후 10년 동안 미국 재정적자가 7조5000억 달러(약 1경467조원)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미국은 국채 발행을 늘리게 되고, 결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의 국채 금리를 높이고,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채는 국채 금리에 스프레드가 더해져 결정이 되기 때문에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채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며 “은행 금리가 은행채 금리와 연동이 되는 만큼 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상승 흐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오는 12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은도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시킬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기준금리 인하가 조기에 멈추거나 인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리 인하 효과가 기대보다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은행권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의 국채 금리를 높이고,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이같은 분위기는 은행권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금리가 시장금리와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하 폭에 제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예적금(수신) 금리보다 대출(여신)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예대마진(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을 통해 이자이익을 벌어들인다. 여기에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의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는데, 시장금리 하락 폭이 제한적이면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연말까지 고성과를 기록한 미국 내 업종은 금융, 에너지, 산업 등이었고, 이 중 트럼프 임기 동안 고성과 위상을 유지한 업종은 금융뿐이었다"며 “금융 업종은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장이 기대했던 것처럼 실제로 이익 성장 기대가 유의미하게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는 대출 금리가 떨어져 예대마진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에 은행들의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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