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대통령 선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에 1410원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는 계속되는 외국인 이탈에 24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 등 일부 업종 편중이 심한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 움직임에 우리나라 환율이나 증시가 많이 연동되는 취약성이 있다"며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3대 수출 품목에 대한 전체 수출 의존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 내수가 수출 둔화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대(對)중국 무역 비중은 큰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1~10월 기준 한국의 대중 무역 비중은 23.3%로 미국과 유럽의 합계(25.3%)에 육박할 만큼 크다. 트럼프 정부가 대중 압박을 강화할 경우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은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점에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억26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와 반대로 나흘째 상승세다. 미국 대선 이틀 후인 지난 8일 종전 최고가인 지난 3월 14일의 1억500만원을 돌파했고, 지난 12일 오후 사상 최고가(1억2801원)를 기록했다.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금융시장이 점차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정도인지는 의문"이라며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환율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