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톱5, 3분기 실적순위 ‘신약·수출’서 갈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3 17:09

유한양행, ‘렉라자’ 수출 힘입어 매출·영업익 두자릿수 성장
대웅제약 ‘나보타’·GC녹십자 ‘알리글로’ 美 수출 성장 견인
한미약품·종근당 주춤 “1회성 요인…신약 파이프라인 탄탄”

유한양행

▲대웅제약 '주보'(왼쪽부터), 유한양행 '렉라자', GC녹십자 '알리글로'. 사진=각사

유한양행 등 국내 상위 5대 제약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사뭇 엇갈린 가운데 자체 신약 매출과 해외 수출이 호조를 보인 제약사의 실적이 돋보였다. 우리 제약기업의 살길이 신약과 수출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988억원, 영업이익 47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9%, 5189% 증가했다.


1~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 1조57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5% 성장했고 영업이익 667억원으로 31.3% 증가해 상위 5대 제약사 중 가장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



여기에는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힘이 컸다.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한 유한양행은 FDA 승인으로 800억원 가량의 마일스톤(기술료)을 수령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대폭 끌어올렸다.


유한양행에 이어 대웅제약이 5대 제약사 중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 3584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1%, 26.9% 성장했다. 1~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 1조547억원, 영업이익 1093억원으로 각각 4.1%, 16.4% 성장했다.


대웅제약 성장요인으로는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미국제품명 주보)와 국산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가 꼽힌다.




나보타는 1~3분기 누적 매출 1378억원으로 대웅제약의 매출 1위 품목(전체 매출의 13%)이자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해외수출(1158억원)이 국내매출(220억원) 보다 많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톡신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미용목적 톡신 시장점유율 13%로 애브비의 '보톡스'에 이어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2022년 출시한 펙수클루 역시 중국 등 30개국에 진출해 연매출 1000억원을 앞두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649억원, 영업이익 3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8%, 20.8% 성장했다.


여기에는 지난 7월 미국에 수출을 시작한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4분기 이후 알리글로 미국 수출이 본격화되면 GC녹십자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혈액제제의 수출비중이 현재(내수 75% 수출 25%)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GC녹십자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3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2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이는 국제정세 불안에 따른 수출감소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50억원 적자를 낸 여파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연결기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1439억원, 영업이익 18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 23.3% 성장했다. 그러나 3분기만 보면 매출 3621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0.7%, 11.4% 감소했다.


이는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등 원외처방 전문의약품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3분기에 중국 북경한미약품이 현지 자연재해(홍수)로 영업차질을 빚은데 더해 R&D 지출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종근당은 별도기준 3분기 매출 4085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5% 감소했다. 1~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은 1조1469억원으로 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36.5% 감소했다.


종근당의 실적둔화 역시 올해들어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공동판매 계약이 종료된 여파도 있지만 R&D 지출이 전년동기 대비 26.2% 증가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1회성 요인과 R&D 투자로 3분기 실적이 저조했지만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종근당 고지혈증 신약 'CKD-508' 등 신약 파이프라인이 탄탄한 만큼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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