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4] K-게임 파워 뽐냈다…글로벌 인지도 확장은 숙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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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4' 개최 첫 날인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BTC(기업소비자간거래)관이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 찾아온 참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4'가 개최된 부산은 전국에서 몰려든 게이머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올해도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의 동시 출격은 불발됐지만, K-게임의 저력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는 평가다. 다만 20년을 맞이한 만큼 행사의 질적 성장을 모색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IP 확장 가능성 확인…장르·플랫폼 다변화 전략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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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장,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 겸 게임산업협회장,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박형준 부산시장(왼쪽부터)이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현장을 찾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올해 지스타는 다양한 신작들이 쏟아졌다. 탄탄한 유저를 보유한 핵심 지식재산(IP)부터 마니아층의 선호가 높은 인디게임·서브컬처 등 예년보다 장르의 범위가 확장된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게임도 다수 출품돼 콘텐츠의 미래지향성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멀티 플랫폼' 전략도 돋보였다. 시연대에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콘솔 컨트롤러를 비치한 부스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인기 IP를 재해석해 다양한 플랫폼 특성에 맞게 개발하는 넥슨·넷마블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모바일 및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변도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스타 기간 동안 부스를 찾은 국내 게임사 수장들도 이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신작에 대한 참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살피고, 개발 트렌드 등 업계 동향 파악에 분주했다. 특히 IP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게 됨에 따라 경쟁력 강화와 미래 전략 찾기에 골몰한 모습이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 15일 구글플레이 부스 관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3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 대세였지만, 이제는 붉은사막·카잔·인조이 등 PC·콘솔 타이틀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조금 염려되기도 한다. 우리가 잘 하는 걸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인디게임의 약진…독창성 내세워 성장 잠재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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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개최 둘째날인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앞이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 찾아온 참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특히 최근 시장에서 존재감을 올리고 있는 인디게임(소규모 제작 게임)의 판이 한층 더 커진 모양새였다. 예년보다 다채로워진 무대를 통해 독창성과 창의성을 앞세운 인디게임들이 참관객들과 만났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BTB(기업간거래)관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 2024' 공동관 부스를 꾸렸다. 전년보다 두 배 늘어난 40부스 규모로 부스를 운영해 10종의 인디게임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은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에서 휴대용 게임기 '스팀덱'과 함께 각종 인디게임을 시연했다. 게임 전시 외에도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최근 정부는 게임 산업 전반의 성장을 위해 인디게임 육성을 내세웠는데, 그러한 기조에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 게임사 한 관계자는 “인디게임 등 소규모 게임 부스에 대한 배려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시연 부스 상태와 퀄리티 등 지원 수준과 인식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라며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과 부스 수준이 높아지면서 BTB관을 오가는 참관객 수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게 확실히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20년 지났지만 부스 포맷은 '제자리'…질적 향상 도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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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현장을 찾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갖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매년 양적 성장을 이뤄오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수준의 질적 향상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올해로 개최 20년을 맞이했지만, 행사 구성 형태는 그대로인 탓에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지스타 부스 대부분은 참관객 대상 시연 부스를 꾸리는 데 집중돼 있다. 시연대 외 콘텐츠는 쿠폰 도장 등으로 굿즈(goods)를 얻는 이벤트나 게임 스트리머들과 함께 하는 체험 행사가 전부다. 전반적으로 부스 구성이 단조로운 탓에 주변에 길게 형성되는 시연 대기줄을 분산시킬 방도가 없다는 것.


아울러 '국제게임전시회'란 타이틀을 내걸었음에도 여전히 국내 게임사가 주요 무대를 독식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BTC(기업소비자간거래)관의 경우,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내세운 그리프라인 외엔 해외 게임사의 부스를 찾기 어려웠다. BTB관 역시 '프로젝트 타키온'을 내건 일본 게임사 하이크, '포켓몬 고'와 '피크민 블룸'으로 유명한 미국 개발사 나이언틱의 체험 공간을 제외하곤 국내 게임사 부스로 채워져 있었다.


이에 따라 지스타의 글로벌 외연과 인지도 확장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유한 중소 게임사의 참가 비중을 지속 늘리는 한편, 공동 존을 꾸리는 등 게임사들의 부스 구성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단순히 부스만 참가시키는 것 외에도 기술 세미나, 연구개발(R&D) 학술대회 등 게임 개발자들이 지식 노하우도 얻고, 네트워킹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다양성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국내 시장도 콘솔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만큼 콘솔 플랫폼 기업들이 더 많이 출전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해외 게임사 유치를 위한 다각적이고 밀도 있는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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