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끼리 파생상품 악용한 채무보증 꼼수 막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9 16:15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적용 탈법행위 유형·기준 지정고시’ 행정예고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계열사끼리 파생상품을 채무보증으로 악용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적용되는 탈법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제정안을 마련해 내달 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전체의 동반부실화, 대기업집단으로의 여신편중 등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국내 계열회사들끼리 하는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대기업집단이 TRS라는 파생상품을 채무보증처럼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편법적 채무보증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정안에 따르면 상출집단 소속 국내 회사가 발행한 채무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TRS 등의 파생상품을 계열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수해 실질적으로 채무보증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탈법행위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총수익스와프(TRS), 신용연계증권(CLN), 파산 등에 따른 신용변동(CDS) 등 3개 기초자산으로 설계된 파생상품을 탈법행위 적용 대상으로 설정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특수목적법인을 중간에 두고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기관과 함께 특수목적법인도 거래당사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계열사가 채무적 성격의 기초자산으로 설계된 파생상품을 금융기관·특수목적법인과 거래하면서 실질적 채무보증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는 탈법행위라고 기준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TRS는 대기업집단이 계열사간 채무보증 수단으로 악용된 상품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4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사실상 개인 회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의 경영난을 해소하려고 효성투자개발과 특수목적회사간의 TRS 거래를 이용해 자금을 대줬다고 판단해 제재했다.


작년에는 CJ그룹 계열사들의 TRS 계약을 통해 부당한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제도의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채무보증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유형과 함께 '해당하지 않는' 유형까지 열거했고 각 유형별 구체적 예시도 제시했다.


탈법행위 해당 유형으로는 사채와 같은 단순 채무증권과 신용연계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열거했다. 이 파생상품들은 실질상 채무보증의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해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대표적 유형으로 꼽았다.


탈법행위 미해당 유형으로는 전환사채와 같이 계약상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상태에서 전환권이 행사되면, 사채였던 기초자산이 주식으로 바뀌는 실질을 반영해 계약 기간 내 전환권이 행사된 경우에는 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기초자산이 주식 또는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TRS는 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규정했다.


고시 제정으로 인한 시장 혼란, 법집행의 불명확성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정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 상출집단이 새롭게 계약한 파생상품부터 적용된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규제심사, 전원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제정안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번에 행정예고한 고시 제정안이 시행되면, 상출집단이 TRS 등 파생상품을 채무보증 제한제도 우회수단으로 악용하는 탈법행위가 효과적으로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업들의 예측가능성 역시 높아져 파생상품을 통한 채무보증 탈법행위에 대한 억지력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