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아”…김준년 삼목에스폼 회장 vs 소액주주 대립 ‘점입가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9 14:50

삼목에스폼, 주주연대 명예훼손 혐의 고소…올 들어 두 번째

주주연대, 역고소 검토 등 갈등 고조…양측 힘겨루기 이어져

삼목에스폼

▲삼목에스폼이 소액주주연대를 올 들어 두 차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주주연대 측이 사측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해 양측의 대립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김기령 기자

삼목에스폼과 소액주주연대와의 대립이 극으로 치달았다. 삼목에스폼이 주주연대를 명예훼손 혐의로 올 들어 두 차례 고소한 가운데 소액주주연대도 사측을 상대로 역고소하겠다고 나서는 등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6월 이어 또 고발…증거 불충분 '불송치' 결정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목에스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경찰에서 불송치(무혐의) 처분을 받은 삼목에스폼 주주연대가 사측 관계자를 상대로 역고소를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 대표 이모씨는 삼목에스폼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당했다. 지난 6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 6월 1차 고소 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이 대표를 불송치한 데 따라 동일 혐의로 2차 고소를 진행한 것이다.



삼목에스폼은 주주연대가 네이버 종목토론방 등에서 지속적으로 삼목에스폼의 공정자산가치가 1조5115억원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며 허위사실 유포를 주장하며 이모씨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또 지난달 삼목에스폼 주가가 상승했을 때 주주연대가 주가를 조작해 시세차익을 얻었다며 주가조작 혐의도 고소장에 포함했다.


주주연대 측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각종 근거 자료를 제출해 사실관계를 증명했고, 지난 12일 이 대표는 지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 개최를 목표로 삼목에스폼 거버넌스 개선 공청회를 준비 중이었는데 갑작스럽게 고소장을 받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사측에 역고소도 검토하고 있고 향후 더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주와의 면담 일정 조율엔 보름 넘게 묵묵부답

사측의 고소 건은 일단락됐지만 반대로 주주연대가 역고소를 준비하는 등 소송전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면서 양측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주주연대가 소송까지 준비하게 된 데는 사측이 주주연대를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 17일 2차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에서 열흘 뒤인 지난 28일 주주연대 측에 주주와의 면담을 진행하겠다는 회신을 보냈다. 이에 주주연대 측은 비슷한 시기에 고소와 주주회신이 이뤄진 것은 사실상 주주연대를 농락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주연대는 지난 9월 삼목에스폼 경영진에 주주와의 면담을 요청하는 내용 증명을 전달했고 사측은 지난달 28일에서야 면담 일정을 조율하자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입수한 회신 공문에 따르면 삼목에스폼은 “주주연대에서 본건 공문을 통해 요청하신 주주와의 면담에 대해 주주들과의 소통 차원에서 성실히 응하고자 한다"며 “면담 일정 등이 협의를 통해 정해지면 면담을 통해서 주주연대의 의견 및 요청 사항 등은 충실히 경청하겠다"고 했다.


면담을 진행하겠다는 사측의 답변에 주주연대 측은 준비 중이던 공청회를 취소하고 면담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회신 이후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 면담 일정은 미정인 상황이다.


이 대표는 “회신을 받자마자 면담 일정을 잡자고 연락했지만 19일인 오늘까지도 아무 답변이 없어 답답하다"며 “사측이 조속히 주주환원 대책을 마련하고 주주와의 면담 일정을 조속히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985년 설립한 건설용 거푸집 전문업체인 삼목에스폼은 김준년 회장이 2007년 아버지 사망 이후 회사를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394억원으로 알루미늄 거푸집 시장 점유율 45%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22.9%에서 올 상반기 24.8%로 1.9%포인트(p) 늘었다.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매년 성장세를 그리고 있으나 배당 확대나 주주와의 소통과 상생 등 주주환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주연대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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