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은행인데 대출금리 왜이리 높지”...은행권, 대출민원 ‘껑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21 15:55

올들어 여신관련 민원 400건 육박
전년 동기 대비 100건 이상 증가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소비자들 ‘혼돈’
대출금리, 한도, 심사지연 등 민원

은행

▲은행권의 여신 관련 민원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여신 관련 민원이 예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권이 금리 인하기에도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서 대출금리나 대출심사 지연, 대출한도 등에 대한 민원이 속출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3분기 민원 건수는 총 296건으로 전분기(329건) 대비 10% 감소했다. 유형별로 보면 여신 관련 민원이 138건으로 가장 많았고, 펀드 등 복합 상품이나 홈페이지, 직원응대 등 기타 민원(60건), 수신(52건), 신용카드(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여신 관련 민원이 큰 폭으로 늘었다. NH농협,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여신 관련 민원 건수는 1~3분기 누적 기준 총 389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71건) 대비 100건 이상 증가했다.



2022년 1~3분기 누적 기준 여신 관련 민원 건수(269건)과 비교해도 많다. 2022년과 2023년의 경우 분기마다 여신 관련 민원이 100건을 하회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1분기(151건), 2분기(125건), 3분기(113건) 모두 100여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올해 1~3분기 여신 관련 민원을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05건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90건, 하나은행 80건,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57건이었다.


3분기

▲3분기 기준 은행권 유형별 민원건수.(자료=은행연합회)

은행마다 민원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주로 대출금리나 대출한도, 대출심사 지연 등에 대한 민원이 주를 이뤘다. 최근 은행권이 금리 인하기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지침에 따라 대출금리 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23%로 전월(4.08%) 대비 0.15%포인트(p) 상승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3.51%에서 3.74%로 0.23%포인트 올랐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수요 조절을 위해 올해 말까지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칫 대출금리를 조정할 경우 대출 수요가 특정 은행으로 쏠려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대출 쏠림현상 때문에 대출금리를 낮추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출금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초에는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에 여유가 생기면서 대출 받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그러나 이미 올해 하반기 대부분의 은행권이 비대면 대출 상품 공급을 중단시킬 정도로 대출 대란이 발생한 만큼 내년에는 은행권이 아예 연초부터, 월 단위로 촘촘하게 가계부채를 관리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올해 말까지 가계부채를 관리하기에도 벅찬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예단하기 어렵다"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세부적인 지침이 나와야지만 은행권도 대략적인 계획안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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