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티웨이항공 인천-유럽 4개 노선 운항 안정성 평가 마쳐
M&A 최종 승인 한발 앞으로…DOJ, 소송 증거 수집도 안 해
아시아나 직원 수 계속 줄어…APU·노조 불안감 해소 급선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티웨이항공의 역내 노선 운항에 대한 안정성 평가를 마친 가운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대한 최종 승인이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만큼 정식 승인을 받게 되면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아시아나항공 근로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아 주버 EC 경쟁 부문 대변인은 “유럽연합(EU)은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에 명시됐던 여객 부문 시정 조치를 충족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티웨이항공이 인천-바르셀로나·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 4개 노선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운항편을 띄워야 한다는 조건을 채웠다"며 “향후 두 시즌이나 2025년 10월까지 해당 노선에서 서비스를 위한 항공권을 판매해야 하는 요건도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C는 올해 2월 13일 인천발 유럽 4개 항공 노선 여객 운송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성을 우려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과제를 남긴 EC 과제를 해결하고자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기재와 운수권을 넘기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후 이로써 티웨이항공의 운항 안정성 평가와 경쟁 체제 구축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결된 셈이다.
이로써 남은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 요건인데, 이것만 맞추면 기업 결합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다.
한편 EC는 또 다른 시정 조치 사안이라고 언급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에 관해는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을 품을 에어인천에 대한 현장 실사 등 매수인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 절차를 마치고 내년 7월 1일 첫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주버 EC 경쟁 부문 대변인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계약에 대해 최종 승인을 아직 보류하고 있다"며 “시기나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최근까지도 사실상 기업 결합이 끝났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EC가 티웨이항공의 역량을 확인한 만큼 최종 승인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화물 부문 역시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또한 미국 연방 법무부(DOJ) 역시 반 독점법(셔먼법)을 근거로 소송을 위한 증거 수집 절차에 착수조차 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 선언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베팅은 지난한 과정들을 거쳤지만 만 4년 여 만에 성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사석에서 “올해 10월 초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는 성사 부담감을 내려놓고 양사 구성원들도 피로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대한항공의 한 식구가 될 아시아나항공 근로자 문제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유럽 경쟁 당국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고 지분 63.9%를 인수하고 2년 간 자회사로 운영하게 되면 이들의 불안감 해소가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2020년 말 8698명이던 아시아나항공 소속 근로자는 올해 6월 말 기준 7751명으로 10.89%나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OZ Union)은 고용 유지 등 근로 조건의 개악을 우려해 올해 7월 공동 기자 회견을 열고 “어떤 조건에도 합병에 반대한다"며 집단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조 회장은 2020년 11월 16일 “깊은 고민 끝에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대한민국 항공 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공적 자금 투입 최소화로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고 승부수를 띄운 바 있다. 또한 “임직원 고용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부연했던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