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샤오미, 라인업 강화로 입지 확대 노려…점유율은 미미
AS 불편 등 원인…“삼성·애플 독점, 국내 스마트폰 침체 요소 작용”
모토로라, 샤오미 등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서 라인업 강화를 통해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철옹성에 막혀 점유율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선 이처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다양성을 잃은 채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체제로 굳어지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와 샤오미 모두 국내 시장에서 제품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올해 '모토로라 G54', '엣지40네오'에 이어 '엣지 50 프로'와 '엣지 50 퓨전' 등을 선보였다. 샤오미의 경우 '포코X6 프로', '레드미 14C'를 출시했다. 제품 선택지를 확대해 소비자를 공략함으로써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들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입지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6%, 애플이 22%를 차지했다. 모토로라, 샤오미 등 외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외산 브랜드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는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중저가 부문은 이미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프리미엄 부문은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삼성 '갤럭시 S' 시리즈의 입지가 견고해 시장 진입조차 어렵다.
또한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사후관리(A/S) 서비스가 불편하다는 점이 외산 브랜드의 국내 점유율 확대를 막는 배경으로 꼽힌다.
모토로라와 샤오미는 국내에서 각각 45개, 14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삼성전자(171개)와 애플(88개)에 비해 서비스센터 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 등 소수의 기업에 의해 독점되는 상황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소수가 독점하는 시장 체제는 경쟁을 둔화시켜 제품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간한 '이동통신 산업·서비스 가이드북 2024'에 따르면 스마트폰 단말기 평균가격은 2015년 55만4713원에서 연평균 4%씩 올라 지난해 87만3597원 수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참여자가 없다면 독점 체제로 굳어진 시장은 경쟁 둔화로 제품 평균 판매가격을 계속해서 상승시킬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구매 주기를 늦추고, 장기적으로 시장이 침체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