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AI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애플에 이어 2위 그칠 듯
AI 적용 범위 낮아…LG유플·오픈AI 등 협력 통해 존재감 확장 전망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선보인 삼성전자가 후발 주자인 애플에 관련 시장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애플이 판매량이 높은 제품에 AI를 탑재하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일부 모델에만 지원하며 적용 범위가 낮은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LG유플러스와 오픈AI 등 국내외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AI 스마트폰 시장 존재감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AI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는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애플은 올해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낮은 점유율 20%대로 2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경우 삼성전자에 비해 AI 기능을 뒤늦게 선보였지만, 작년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를 비롯해 올해 선보인 '아이폰16' 시리즈 전 모델에 적용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이폰15 시리즈는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 1~3위를 차지하며 애플의 AI 스마트폰 시장 입지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판매량 측면에서 아이폰 시리즈에 밀리며 주도권을 내준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 10위에 그쳤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AI 스마트폰 패권 차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화 녹음이나 실시간 통역 등 여러 편리한 기능으로 인해 AI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며 전체 스마트폰에서 AI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경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I 서비스를 갖춘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며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탈환에 힘 쓸 거란 관측이 나온다.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AI 통화 비서 '익시오'를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LG유플러스향 단말기에 선탑재하는 것이 협업의 골자다. 앱 선탑재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해 처음 사용할 때부터 기본 앱으로 설치된 것을 말한다. 소비자가 직접 찾아 설치하지 않아도 돼 이용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익시오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선탑재는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될 신제품 '갤럭시 S25'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 챗GPT 적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삼성전자 제품에 자사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자사 제품의 AI 기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익시오나 챗GPT의 경우 국내외 소비자들의 '킬러 앱'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해당 서비스의 탑재는 제품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며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다.
실제 익시오는 출시 열흘 만에 다운로드 10만건을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통화 녹음·요약 외에도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등 차별화된 AI 기능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챗GPT를 제공하는 오픈AI는 현재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다. 미국 벤처캐피털 기업 멘로벤처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생성형 AI 시장에서 점유율 34%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