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인하’ vs ‘금리 동결’…한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 쏠리는 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27 16:32
이창용 한은 총재의 서강대 특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가계대출 증가세,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이달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금리를 연속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하며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2명 중 18명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연 3.25% 동결을 전망했다. 나머지 4명은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리의 손범기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금리 인하의 이유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꼽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 캐나다와 중국을 관세 폭탄의 첫 표적으로 삼았는데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8위인 만큼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 우리나라도 덩달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 경제에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해 시장 전망치(0.5%)를 밑돌았다. 그 여파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악화되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내린 91.5였다. 다음달 전망 CBSI도 89.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 2.0%로 최근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수출 약세 등의 이유로 미국 선거가 치러지기 전부터 한국 경제에 대한 이코노미스트들의 낙관론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6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원억) 대비 증가폭이 다시 확대됐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에 쏠린 탓이다.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도 금리동결의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원화 가치는 올들어 9% 가량 하락해 일본 엔화 다음으로 통화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내비친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리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금리가 동결되면 내년엔 한은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은이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네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럴 경우 내년말 금리는 2.25%까지 떨어지게 된다. 또 2026년 초반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예측됐다.


신영증권의 조용구 채권 전략가는 “분위기가 살짝 비둘기파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며 “이달 금리가 인하되면 놀라울 것이고 내년 1월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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