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4억 유상증자 성공…최종 청약률 2669%
실권주 공모에서 초과 청약률 기록하며 자본 확충
신약 ‘넬마스토바트’ 개발 탄력, 관리종목 해제 기대
에스티큐브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약 684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결정 당시 청약 미달 우려가 컸으나 실권주 공모 청약에서 초과 청약을 기록하며 시장의 신뢰를 입증했다. 이번 자금 조달로 재무개선을 통한 관리종목 탈피와 넬마스토바트 개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큐브는 지난 8월 결정한 684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우선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결과를 최근 공시했다.
지난달 21~22일 진행된 구주주 청약에서는 청약률이 87%에 그쳤다. 구 최대주주인 바이오메디칼홀딩스와 현 최대주주 에스티사이언스가 배정주식수 100%를 인수했으나 개인 투자자를 포함한 다른 주주들의 참여는 다소 저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나머지 240만주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 결과 최종 청약률이 2668.91%를 기록하며 목표금액을 전액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공모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받은 고위험·고수익 투자신탁 벤처기업 투자신탁 등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1620만주, 1258만5000주를 참여했다. 이외 개인 투자자들의 청약 수는 4억5000만주에 달했다.
이는 유증 초기 우려와는 다르게 투자자들이 에스티큐브의 성장 가능성과 사업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상증자가 최초로 결정된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에스티큐브의 유증 성공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였다. 우선 회사는 적자가 거듭한 끝에 2022년, 2023년 연속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 대비 50%를 초과, 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에스티큐브는 개발 중인 항암제 '넬마스토바트'를 연내 기술이전해 관리종목 지정을 해소하려 했으나 이를 자력으로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초 공시 이후 약 3개월의 시간이 흐르며 넬마스토바트의 개발 과정에 진척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신뢰도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에스티큐브는 전이성 대장암과 말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신약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대장암 환자 19명 중 4명은 종양이 작아지는 부분관해(PR)를, 13명은 상태가 안정적인 안정병변(SD)을 보이며 약 21%의 반응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전 발표 이후 7명의 환자에서 추가로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고 암이 진행되지 않는 기간도 목표 이상으로 늘어났다. 또한 말기 폐암 환자 3명 중 2명이 종양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타났다.
이번 유상증자의 성공으로 향후 넬마스토바트의 개발 과정도 순탄해졌다. 에스티큐브는 지난 2022년 임상 연구개발비로 71억원을, 지난해에는 136억원을 기록했다. 넬마스토바트의 임상이 개시되면서 관련 비용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만 83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는데, 2상 환자 투약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연구개발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 684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성공으로 개발 자금에 숨통이 트였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에스티큐브는 올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약 392억 원을 지출할 예정인데,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한 금액 중 1순위로 사용될 계획이다.
법차손 이슈 해결이 유력해진 점도 긍정적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에스티큐브의 법차손은 약 165억원, 자기자본은 19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85.57%에 달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684억원, 그리고 지난 10월 말 관계사 에스티큐브앤컴퍼니를 대상으로 한 13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총 814억원의 자금을 수혈하게 됐다. 이 자금을 모두 적용할 경우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최대 16.45%까지 하락하게 된다. 단 300억원의 자본만 확충되더라도 50% 미만으로 떨어져 관리종목 해제가 가능하다.
에스티큐브 측은 “관리종목에서 해제되는 시기는 내년 초 감사보고서 제출 시점이며 당사는 해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2~3월 중 최대한 일찍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려 준비 중"이라며 “올해 기업가치를 억누르던 가장 큰 요인이 해소될 것이므로 내년부터는 에스티큐브의 기업가치가 넬마스토바트의 본질 가치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