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위 오른 리플 ‘2018년 악몽’ 재현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03 15:31

SEC 수장 사임, 스테이블코인 기대감 등 호재로 작용
한달간 451% 상승… 2017~2018년 ‘롤러코스터’ 연상
한때 2860원 찍고 2020년엔 170원으로 추락한 경험
업계 의견 상반…“이유있는 상승” VS “호재 지속돼야”

시총 3위 오른 리플, '2018년 악몽' 재현될까

▲리플(XRP) 코인 이미지. 사진=챗GPT

리플(XRP)이 다시 한번 시장의 중심에 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의 사임, 스테이블코인 출시 기대감 등 호재로 글로벌 코인 시가총액 3위 자리에 등극했다. 이에 지난 2017~2018년과 같은 급등 후 대폭락 가능성 여부를 두고 업계 의견이 엇갈린다.




3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현재 리플은 377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5일간 약 78%, 최근 한달간 약 451% 상승하는 등 유례없는 급등세다. 전날에는 한때 3957원을 터치하며 전고점을 돌파했다. 이미 전날 오전 테더·솔라나를 제치고 글로벌 시총 3위(현재 1546만달러)에 등극해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이번 랠리는 리플을 둘러싼 다양한 호재가 겹쳐 만들어냈다. 우선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친 가상자산' 대통령감으로 꼽혔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거기에 과거 리플과의 소송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국 SEC의 수장 게리 겐슬러가 1월 사임 의사를 밝혔고, 리플에 걸린 소송 취하 가능성도 점쳐진다. 더불어 차기 행정부에서 리플의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크립토 차르' 후보로 거론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주 뉴욕 금융 서비스국(NYDFS)이 리플의 스테이블 코인을 승인할 것이라는 보도도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르면 리플 스테이블 코인 RLUSD가 오는 4일 출시될 예정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도 리플의 상승세를 부추긴다.


이번 리플의 랠리는 지난 2017~2018년 있던 상승장을 연상케 한다는 평도 제기된다. 2017년 12월 초 한화 170원에 불과했던 리플은 불과 한달 동안 랠리를 거듭해 2018년 1월 초 2860원대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당시의 랠리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 리플 시세는 2018년 1월 정점을 찍고 급락장이 개시돼 동년 9월 3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0년 3월에는 170원대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번 리플의 강세가 과거 수준을 넘어선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018년 하락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두고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다소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급락 가능성을 부정하는 측은 2017년 말 리플의 상승이 별다른 호재 없이 투자자들의 '포모(FOMO)'로 인한 '이유 없는 상승'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지금은 리플을 둘러싸고 여러 뚜렷한 호재가 겹친 만큼 과거와 같은 폭락장이 재현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이사는 “코인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한 지금은 과거와 달리 이유가 있어야 코인이 상승장을 겪는다"며 “리플이 시총 상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 배가 올랐다는 것은 '이유 있는 상승'이며 오히려 다른 알트코인보다 단기 급락 위험성이 적다"고 밝혔다.


반면 리플의 시세를 끌어올린 호재 중 아직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이슈가 있는 만큼, 추가 소식이 들리지 않을 경우 단기 조정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의 경우에도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 '테더'의 위치가 확고한 만큼 리플 생태계 확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차익실현 확률도 점쳐진다. 현재 리플의 상대강도지수(RSI)는 90을 넘어서 극단적인 과매수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RSI는 자산의 가격이 과매수·과매도 상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적 분석 지표로 100에 가까울수록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강동현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리플의 상승세 원인 중에서는 국제 표준 규격인 'ISO 20022' 채택 루머도 있는데, 아직 공식 매체에 검증되지 않아 기대감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며 “변동성 및 과거 사례를 고려한다면 현재의 상승세가 언제든지 조정 국면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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