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균치료제 바이오텍에 지분투자…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1조5천억 투자해 내년 국내 CDMO 공장 착공…임상시험수탁 결합
바이오시밀러·신약·CDMO 망라…“시밀러 전문회사로 보지 말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신약과 위탁개발생산(CDMO)을 아우르는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3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최근 국내 미생물 생균 치료제 개발 바이오벤처 '바이오미'와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총칭) 기반 신약 공동개발을 위한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셀트리온은 바이오미가 보유한 '다제 내성균 감염증' 치료 신약 후보 균주 'BM111'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향후 신약에 대한 권리나 수익을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다제 내성균 감염증은 항생제 내성이 생긴 세균(다제 내성균)으로 인한 감염질환으로 항생제 사용 증가에 따라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BM111은 4종류의 미생물을 조합한 생균치료제(LBP)로서 다제 내성균 집단을 없애 감염증을 치료한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폐암·대장암 등을 치료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암제, 혈액암 등을 치료하는 다중항체 항암제 등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항체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장질환, 면역질환 등에 새로운 치료제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까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게 됐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지난달 27일 홍콩에서 투자자 설명회를 갖고 마이크로바이옴을 포함한 신약 개발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제 셀트리온을 바이오시밀러 전문회사로만 보지 말아달라"며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설명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내년 CDMO 사업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2002년 아시아 최초로 위탁생산(CMO) 사업을 시작했던 기업"이라며 “그동안 꾸준히 CDMO 위탁 요청을 받아 왔고 글로벌 CDMO 시장도 향후 5년간 연평균 10.9%씩 성장해 2029년 305억달러(약 4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해 CDMO 사업 진출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서정진 회장은 이달 중 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약 1조5000억원의 내부 자금을 투자해 내년 국내에 10만리터 규모의 CDMO 생산시설을 착공하고 국내에만 총 20만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춰 2028년부터 CDMO 매출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인도, 유럽 등에 CDMO 관련 연구소를 신설해 박사 기술인력을 500명 규모로 확대하고 기존 CDMO에 임상시험수탁(CRO)를 결합, 약물 발굴부터 제조, 임상, 상용화까지 위탁받아 통합 수행하는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경영복귀 후 내년 3월 사내이사 2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서 회장은 회사를 더 크게 성장시킨 후 은퇴하겠다고 밝혀 온 만큼 내년에도 셀트리온의 성장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올 한해 미국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 등 미국, 캐나다, 유럽, 홍콩 등을 누비며 기업, 투자자, 현지 의료진 등을 상대로 세일즈 활동을 벌여 온 서 회장은 셀트리온을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위탁개발생산을 아우르는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은 어떤 제약회사보다 현재와 미래 준비가 잘된 회사"라며 “(글로벌 CDMO 1위 기업인) 스위스 론자 등 경쟁사들보다 더 깊이 있고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