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차 배터리 가격 역대급 폭락…‘가격 패리티’ 앞당기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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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사진=AFP/연합)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올들어 크게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이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가격 패리티'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가 걷힐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13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 조시기관 블룸버그NEF(BNEF)가 공개한 연례 배터리 가격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 가격이 kWh(키로와트시)당 평균 11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격인 kWh당 144달러 대비 약 20% 폭락한 수준으로, 2017년 이후 하락폭이 가장 크다.


BNEF가 첫 집계를 시작한 2011년부터 배터리 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했던 해는 2015년(463달러)로 2014년(715달러) 대비 35% 급락했다.



2018년 이후 배터리 가격이 매년 10%대 하락률을 보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가격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작년에는 배터리 가격이 13% 하락했고 2022년은 2021년 수준 대비 오히려 7% 반등한 166달러로 집계됐다.


BNEF는 올해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배터리 셀의 과잉된 생산능력, 금속 및 부품 가격의 학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의 지속적인 전환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배터리 가격 하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인 1.2 TWh(테라와트시)의 92%를 중국이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배터리 가격에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특히 작은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마진을 포기하고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BNEF는 현 추세대로라면 글로벌 배터리 평균 가격이 2026년에 kWh당 100달러를 밑돌고 2030년에는 69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가격이 kWh당 10달러 밑으로 떨어져야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같아지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저렴한 시대가 2026년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선 배터리 가격이 이미 100달러선을 밑돌고 있어 전기차 평균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낮다고 BNEF는 전했다.


전기차가 저렴해지면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지정학적 긴장감, 정책 변화 등이 향후 전기차 시장 전망에 중대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 유럽의 경우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예상보다 빠르게 감축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60% 관세 폭탄과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변화하는 관세 체제를 헤쳐나가는 것이 배터리 공급업체와 고객사들에게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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