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 저조한 성적에 수익성 악화… 영업이익 급감
‘저니 오브 모나크’·‘POE2’는 인기몰이…“반등 모멘텀”
올해 들어 기대작들이 저조한 성적을 내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최근 신작들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두 회사의 향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가 이달 초 선보인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방치형 장르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의 초반 기세가 매섭다. 정식 출시 후 5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5위에 안착했고 현재도 유지 중이다. 방치형 장르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버섯커 키우기'가 매출 5위를 기록하는 데 11일이 걸린 것과 비교해 빠른 추세다.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방치형 게임 중 매출 10위권에 든 게임은 저니 오브 모나크가 유일하다. 리니지라는 인기 IP와 요즘 트렌드인 방치형 요소를 결합해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기존 리니지 게임과의 협업도 저니 오브 모나크의 인기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니 오브 모나크는 유저들에게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의 쿠폰을 제공하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유저 유입과 매출 발생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패스 오브 엑자일(POE)2'도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POE2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33만명 이상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스팀 이용자 80% 이상이 게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유튜브에서는 10시간짜리 POE2 클리어 영상이 조회수 124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POE2는 뉴질랜드 게임 개발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액션슬래시 온라인 게임이다. 2013년 출시해 국내·외에서 두터운 고정 팬층을 확보한 POE의 후속작이다.
POE2는 전작보다 높아진 대중성과 액션성으로 호평받고 있다. 아울러 초반 허들을 낮춘 편리한 성장 시스템과 키보드로 이동하는 기능이 조작의 피로감을 줄여주며, 추가된 회피기술이 전투의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저니 오브 모나크와 POE2의 흥행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엔씨와 카겜에 한줄기 빛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엔씨와 카겜은 올해 들어 기대작들의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1334억원) 대비 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겜은 625억원에서 128억원으로 80% 줄었다.
기대작으로 꼽혔던 게임들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엔씨는 '배틀크러쉬'와 '호연'의 흥행 실패를 겪었으며, 심지어 '배틀크러쉬'는 조기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카겜도 마찬가지로 '스톰게이트'가 기대와는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따라서 엔씨와 카겜 입장에서 저니 오브 모나크와 POE2의 인기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게임 흥행 = 실적 상승' 공식이 성립하는 업계 특성상, 신작의 흥행으로 두 회사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올해 들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신작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며 “최근 선보인 게임이 흥행 가도를 달리며 반등 모멘텀을 확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