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본회의 표결로 두 번째 탄핵안 통과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투자 심리 회복 기대
전문가 “반도체 등 낙폭 과대 업종 주목”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증시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반도체 등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부진했던 종목들이 추천주로 지목됐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오후 4시경 본회의를 개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정 후 표결했다. 결과는 찬성 204표에 반대 85표. 결국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가 결정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오는 16일 열릴 국내 증시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상황에서 최근 부진한 증시에 매수세가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올라온 것이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있은 후 6일까지 국내 증시는 정치적 우려에 의한 매도세 증가로 약세가 계속돼 왔다. 계엄 직후인 4일부터 6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88% 하락했다. 심지어 첫 번째 탄핵안 불성립 후 첫 장이었던 9일은 코스피 지수가 3% 가까이 하락하며 2300선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10일부터는 두 번째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아져 부각되며 증시는 다시금 회복세를 탔다. 그 결과 지난 1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장중 일시적으로 2500선을 탈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 주간 코스피 내 외국인(-9846억원)과 개인(-5214억원)의 순매도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도 1430원대로 높아 증시가 완전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급격한 투자 위축에 대비하기 위해 연기금 등 기관의 자금 공급이 증시 회복을 견인한 것이다. 전날 탄핵안 표결 결과 부결 내지 불성립이 나왔다면 또다시 '블랙 먼데이'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되며 국내 증시가 반등 모멘텀을 찾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을 기점으로 코스피 지수가 반등을 시작했다는 사례가 주요 근거다.
실제로 탄핵안 가결 후 각종 외신에서도 국내 증시 전망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탄핵안이 통과돼 시장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회 가결 이후 최근 발생한 가격 메리트를 기반으로 지수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탄핵안 가결 직후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반도체 업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한국 증시 조정이 충분히 진행된 상황에서 정치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된 만큼, 실적 대비 주가 부진이 과도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건설, 소매·유통 업종이 현재 기준으로 여기에 해당한다"며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기, 현대오토에버, 이마트 등과 같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올 하반기 들어서만 28%가량 하락하는 등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잠정 영업이익 규모만 전년 대비 445.3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고, 2025~2026년에도 매출·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2450~2470선 돌파·안착 과정에서 단기 등락이 전개될 경우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화장품, 음식료 등 실적 대비 낙폭 과대 업종 비중 확대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