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에 전기·가스 요금인상 물건너 가…에너지 공기업 위기 계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17 11:37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 알려져

한전 43조 누적적자, 가스공사 14조 미수금 해결 안돼

탄핵정국에 여야 어디도 책임 안져…현상유지만 몰두

국제가격 따라 요금 정하는 연료비연동제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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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재무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따른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정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에너지 요금 인상도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여야가 여론을 힘입어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만큼 전기요금 인상이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7일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국정 혼란과 경기 침체로 민생 경제를 안정화하는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며 “여당이나 야당이나 지금처럼 여론이 민감한 시기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일경 발표될 내년 1분기 적용될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전의 재정 악화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여전하지만 민생 안정을 이유로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인상 이후 계속 동결되고 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년 연속 인상됐다.


그럼에도 한전의 적자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전은 올해 3분기까지 5조945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누적적자는 40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도시가스용 가스를 공급하는 한국가스공사 역시 수입단가 대비 낮은 요금 책정으로 인해 쌓인 미수금이 14조원이 넘고 있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사장들이 직접 지난 국정감사에서부터 요금 현실화를 촉구했으나 정국 불안정으로 한동안 재무구조 악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올해 전기요금이 약 40% 인상됐지만 가정용과 농사용 전기의 경우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다. 전력망을 늘리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 요금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명확한 가격 인상 시그널을 통해 에너지 효율 개선을 물론이고 에너지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했던 2021~2023년 동안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팔았다. 이로 인해 43조원 규모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한전은 인력 감축 등 본사 조직 축소와 임직원 임금 반납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문제는 송전망 확충 등 투자비가 없다는 점이다. 한전은 '10차 송·변전 설비계획(2022~2036년)'에 따라 15년간 56조515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가스공사는 에너지위기로 인한 천연가스 도매가격 급등에도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국내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민수용 누적 미수금은 14조원이 넘는다"며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촉구했다. 국제가격의 변동에 국내 요금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 가격은 200% 올랐는데 요금인상은 43%에 그쳤다. 나머지 157%가 전부 미수금이 됐다고 보면 된다"며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라고 하는데 더 깎을 뼈가 없다. 직원이 4000명인데 인건비와 복리후생비가 4000억원 정도 된다. 모든 직원이 30년 무보수로 일해도 미수금 해결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전지성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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